설화를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을 통해 수많은 상황 내부에서 작동하는 텍스트의 변형 과정을 기술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데리다와 같은 해체주의자가 주장하는 ‘해체destruction’과는 그 함의를 달리한다. 앞선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을 분출시키는 것이 이 책이 목적하는 ‘해체론’이다. 설화의 장르론, 시학, 의미론, 화용론을 다루는 이 책의 기존 학자들의 지적 노정을 충실히 추적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기획하고자 한다.
20세기 중엽, 구조주의는 원시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여져왔던 신화와 설화에 대한 사고를 전면적으로 수정하였다. 구조주의는 낭만적인 설화학을 담화와 텍스트로 전환하여 사고하였다. 그리고 구조주의는 설화가 구조라는 강력한 논리장 내부에서 작동한다고 파악하며, 그것을 통해 인간 사유 구조의 심층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설화의 구조가 일정한 틀로 고정되는 것에 대한 반성적 인식 역시 출현하였다. 설화 장르의 본질에 대해 재인식하면서 해체적 담론을 구성하고자 하는 저자는 기호학적 방법론을 원숙하게 구사하면서 한국 설화와 신화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