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라, 아베 담화, 아베노믹스, 12·28합의, 1억 총활약 사회……
‘아베의 일본’을 읽다
아베 정권으로 읽는 본격 일본사회 비평서
일본의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결국 중의원을 해산을 단행해 일본은 10월 22일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아베와 대결 구도를 펼칠 야당 대표는 지난 7월 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을 누르고 도쿄 도지사에 오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다. 북핵 위기론을 계기 삼아 ‘꼼수’ 총선을 이끌어낸 아베와 ‘반反아베’를 외치며 보수통합당인 ‘희망의당’을 창당해 지지율 높이기에 여념 없는 고이케. 그들의 우향우 행보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는 건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일본의 총선은 안보, 핵, 영토 문제에 있어 북한과 중국뿐 아니라 미국까지 얽혀 있는, 동아시아의 변화를 추동하는 중요한 정치적 사안이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은 2012년 시작된 ‘아베의 일본’의 끝자락에 서 있는가? 아니면 아베 3차 정권의 알리는 또 다른 문을 열어젖힐 준비 중인가?
『아베는 누구인가』는 아베와 그간의 아베 정권의 일본을 본격적으로 비평하는 책으로, 크게 두 가지를 담았다. 첫 번째는 아베의 어린 시절부터 아베가 일본의 우익 총리로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룬다. 아베의 가계도를 비롯해 아베의 주변 인물도를 분석하고, 일본의 정치 변화 및 동아시아의 정세가 어떻게 청년 아베에게 기회로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두 번째는 2012년 총리 집권 이후 아베가 시행했던 정책들을 살핀다.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며 외할아버지인 기시의 꿈이었던 개헌을 실현하기 위해 밀어붙였던 강압적인 정책들, 디플레이션 회복을 내세우며 등장한 아베노믹스의 성과와 실패 지점, 아베 정권 이후 중국, 북한, 한국, 미국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의 예민한 사안들을 나열하며 앞으로의 과제를 모색해본다.
이 책의 바탕에는 2013년 9월부터 3년 반 동안 도쿄 특파원 생활을 하며, ‘아베의 일본’을 현장에서 목도하고 당시 상황을 한국에 전달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저자의 경험이 자리한다. 그때 기사화하지 못했던 자료들을 모아 일본을 좀 더 깊게 볼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아베를 중심으로 일본 현대사회를 읽는 책으로 완성하게 됐다. 따라서 이 책에는 저자가 현장에서 보고 듣고 기록한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에는 모두 실지 못했지만 일본 지식인들을 만나 아베 정권에 대해 묻고 들었던 인터뷰뿐 아니라 일본 기자들에게 들었던 생생한 이야기들, 아베가 반대를 무릅쓰고 정책들을 밀어붙일 때 보였던 일본 시민들의 반응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한 아베에 대한 국내 및 일본의 자료들을 두루 살피며 아베를 둘러싼 여러 목소리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아베를 다루지만 아베를 평가하거나 판단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건 일본 그리고 아베 정권에 대해 심도 깊은 이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제껏 여러 겹으로 덮여 있던 한일 관계에 대한 오해와 무관심에서 비롯한 무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1장. 사상의 뿌리
조부의 이름으로 | 천황과 엘리트 관료들 | 자민당의 탄생 | 미일 안전보장조약 개정 | 평범하고 착한 아이 | 기시가 남긴 것들 | 아베가 가지 않은 길
2장. 정치 입문
자민당의 두 흐름 |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 | 우익의 반동 | 아베의 부상 | *아베 내각과 일본회의
3장. 납치
일본인 실종사건과 요코타 메구미 | 평양선언 | 아베와 납치
4장. 1차 내각
‘아름다운 국가’ | 교육기본법 개정과 국민투표법 제정 | 역사 뒤집기 | 미국의 개입 | 정권 붕괴
5장. 재기
총리사임의 원인 | 아베노믹스의 등장 | 센카쿠열도 갈등 | 아베의 대승
6장. ‘개헌’이라는 필생의 과업
왜 개헌인가 | 일본 헌법의 역사 | 일본국헌법의 제정 | 헌법 96조 | 개헌인가, 괴헌인가 |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
7장. 12·28합의
아베와 위안부 문제 | 아이사 여성기금과 1차 봉인 | 봉인의 해체 | 고노 담화의 계승 | 해결 시도 | 2차 봉인
8장. 아베 담화
시바 사관과 야스쿠니 사관 | ‘침략’이라는 문제 | 담화 뒤집기 | 두 가지 절차 | 아베 담화의 발표 | *아베와 야스쿠니
9장. 안보 정책
로널드 레이건호 입항 | 일본의 안보 정책 | 미일동맹 | 오바마의 약속, 아베의 결심
10장. 헌법 파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 개정된 미일 가이드라인 | 자위대의 15개 임무 | 일본 정부가 말하지 않는 것들 |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한반도
11장. 스톡홀름 합의
북한과 일본의 동상이몽 | 협의의 시작 | 스톡홀름 합의 | 허무한 결과
12장. 중일 관계
아베와 시진핑 | 1972년체제와 전략적 호혜관계 |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 4개 항목 합의 | 합의 이후
13장. 원자력 정책
이나다 도모미와 핵무장론 | 일본의 핵 보유 | 탈핵 대 원전 재가동 | 몬주 논쟁 | 몬주 폐로와 핵연료 사이클 정책
14장. 아베노믹스
‘세 개의 화살’ | 아베노믹스 3년간의 성과 | 1억 총활약 사회 | 미즈호의 나라
15장. 한일 관계
미국 정권의 변화 | 한국 정권의 변화 | 한국와 일본의 과제
에필로그
미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Author
길윤형
1977년 서울 출생. 대일외고를 거쳐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2001년 11월 [한겨레]에 입사해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쳤고, 2013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어 [한겨레21] 편집장을 거쳐 현재 [한겨레] 국제부에서 일하고 있다. 아베 정권 이후 본격화된 반동의 흐름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미일동맹 강화를 비롯한 일본의 안보정책 변화 등과 관련한 여러 기사를 썼다. 삼성언론상(2003), 임종국상(2007), 관훈언론상(2015)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 『아베는 누구인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나는 날조기자가 아니다』, 『아베 삼대』가 있다. 『아베 삼대』의 옮긴이 소개에 “안창남에 대한 책을 쓰려고 5년째 고민 중”이라고 적었는데, 그 고민을 해결해 한없이 기쁘다. 다음엔 1945년 8월 해방 정국을 둘러싼 책을 써 볼까 궁리 중이다.
1977년 서울 출생. 대일외고를 거쳐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2001년 11월 [한겨레]에 입사해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쳤고, 2013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어 [한겨레21] 편집장을 거쳐 현재 [한겨레] 국제부에서 일하고 있다. 아베 정권 이후 본격화된 반동의 흐름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미일동맹 강화를 비롯한 일본의 안보정책 변화 등과 관련한 여러 기사를 썼다. 삼성언론상(2003), 임종국상(2007), 관훈언론상(2015) 등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조선인 가미카제다』, 『아베는 누구인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나는 날조기자가 아니다』, 『아베 삼대』가 있다. 『아베 삼대』의 옮긴이 소개에 “안창남에 대한 책을 쓰려고 5년째 고민 중”이라고 적었는데, 그 고민을 해결해 한없이 기쁘다. 다음엔 1945년 8월 해방 정국을 둘러싼 책을 써 볼까 궁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