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불교학

불교의 역사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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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2/08/13
Pages/Weight/Size 153*210*30mm
ISBN 9788971994955
Categories 종교 > 불교
Description
근대 이전의 불교인들은 다양한 지역 전통의 ‘여러 불교’buddhisms를 조감해서 ‘하나의 역사’로 이해하지 않았다. 이 작업은 19세기 중반 이후 전통적인 불교 문화권을 식민지로 경영하던 유럽인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신화와 역사가 혼재해 있던 불교의 모습이 비로소 ‘역사’로서 그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불교 사상과 교리에 대한 ‘유럽적 해석’이 등장하였다. 이른바 근대 불교학의 탄생이다.

불교에 대한 ‘유럽적 해석’은 ‘불교학’Buddhist Studies의 이름으로, 그리고 ‘근대 학문’의 한 상징으로 20세기 초 일본을 기점으로 동양에 역수입되었다. 오늘날 불교와 불교사에 대한 우리의 인문 교양적 지식의 대부분은 유럽으로부터 수입되었던 근대 불교학의 성과에 기초하고 있다. 불교는 우리의 ‘오랜 전통’이지만, 그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지식은 유럽에 의한 근대의 산물인 셈이다.

근대 불교학은 유럽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여파는 전 불교권에 미쳤다. 유럽의 눈을 통해 재구성되고 재해석된 불교는 이제 근대 공간에서 동아시아 불교가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동양의 불교 지식인들은 근대 불교학의 성과에 일방적으로 압도되었으며, 근대 불교학을 통해 비로소 불교를 ‘근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조선의 불교인들도 근대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사회적 유용성을 증명하기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했다. 승려들을 위한 근대적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교과 과정에 철학, 종교학, 역사학, 지리학과 같은 근대 학문을 포함하였으며, 당시 활발한 선교활동을 시작한 기독교와 일본 불교의 포교 활동에 자극을 받아 병원 설립, 교도소 포교 같은 근대적 복지 사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근대 불교를 항일-친일의 도식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학계의 편향성이 있음을 지적한다. 근대 불교사 전체를 ‘항일 민족의식’과 ‘전통 수호를 통한 한국 불교의 정체성 확립’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근대기 동안 한국 불교인들의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완전히 도외시하는 것이며, 현재 한국 불교 최대의 종단인 조계종의 성립을 한국 근대 불교의 완성으로 보고자 하는 일종의 ‘목적론’적 역사 기술이다. 저자는 한국 근대 불교사의 전체상을 포착하기 위해서 ‘딜레마’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Contents
서문 | 불교 이해의 역사적 전개

1부 | 유럽의 ‘불교’ 발견과 근대 불교의 탄생
1장 붓다란 누구인가, 그리고 불교란 무엇인가: 유럽 근대 불교학 비판 1
2장 인도 초기 불교사의 새로운 이해: 유럽 근대 불교학 비판 2
3장 무불(無佛) 시대의 붓다들

2부 | 동아시아 불교의 역사적 형성과 그 과제
4장 경쟁하는 두 붓다: 문화적 상호 작용의 동역학
5장 번역과 독창적 사유: 동아시아 불교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3부 | 근대 한국 불교와 근대 불교학
6장 한국 근대 불교사의 민족주의적 역사 기술의 문제
7장 탈근대 불교학을 위하여: 박종홍과 김동화의 근대적 불교 연구 비판

에필로그 | 서구에서의 불교의 미래: 불교의 개방성과 친화력에 관한 새로운 실험
Author
조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