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노래를 들어라

운명 또는 혁명의 한시 읽기
$16.20
SKU
9788971393390
+ Wish
[Free shipping over $100]

Standard Shipping estimated by Fri 05/31 - Thu 06/6 (주문일로부 10-14 영업일)

Express Shipping estimated by Tue 05/28 - Thu 05/30 (주문일로부 7-9 영업일)

* 안내되는 배송 완료 예상일은 유통사/배송사의 상황에 따라 예고 없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Publication Date 2015/08/08
Pages/Weight/Size 152*210*20mm
ISBN 9788971393390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노래는 권력이다

김근 교수는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천착하여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은이는 전작 [한시의 비밀](소나무, 2008)에서 삶의 과잉과 권력의 대립적 관계에서 중국 고전시의 흐름을 톺아보았는데, 권력이 시를 왜곡한 최초의 원형인 [시경]과 초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시의 비밀]에 연이은 이 책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한대(漢代)의 문학 작품을 다루었다.

한대는 중국의 골격이 갖춰진 시기로서, 이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작품들은 한부(漢賦)와 악부시(樂府詩)에 집중돼 있다. 상징계를 구성하는 문학적 텍스트를 규범 안의 정전과 규범 밖의 외설로 구분하자면, 한부는 전자에 속하고 악부시는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문학사에서는 전자를 이른바 사대부 문학(또는 정통문학)으로, 후자를 민중문학(또는 속문학)으로 각각 정의?분류한다. 따라서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이 두 가지 작품들을 함께 읽는다면, 전자로부터는 당시에 제도권이 기획했던 사회적 이상과 그에 적합한 주체를 알 수 있고, 후자로부터는 제도의 보호가 별로 없이 실재계나 거의 다름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잉여주체들의 고뇌와 공포를 느껴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문학이 개성에 초점이 맞춰진 글쓰기라면 후자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오늘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지어진 고전을 굳이 읽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오늘을 비춰 보기 위해서다. 내 모습을 보려면 거울에 비춰 봐야 하듯이 말이다. 이런 거울을 귀감(龜鑑)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다른 거울과 다른 점은 단순히 존재를 비춰 주고 마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주체에게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겉으로는 환상적인 세계를 누리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역사 발전의 초기 단계에서 노예에 가까운 민초들이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오늘날의 대중들이 이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점차 고통에 길들여지면서 그간 이루어 온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알기 위해서 귀감이 필요한데, 한대의 악부시만큼 좋은 거울은 없으리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이 시를 통해서 오늘날 우리의 실정이 옛날 한나라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앞으로 우리의 존엄은 되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책머리에┃ 왜 한부와 악부시인가
┃프롤로그┃ 고난을 막아 주는 복지보다 고난을 이기게 하는 노래

제1장 한부漢賦의 등장과 의의
1. 부賦, 반복과 변주의 예술
진정한 차이는 변주에서 온다
2. [칠발七發] : 이치를 표방하면서도 이를 넘어선 작품
눈물은 왜 필요한가
긴장과 이완의 반복이 주는 즐거움
파티의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가
사냥의 통치적 의의
장관壯觀의 효능
부인된 쾌락이 오히려 더 유혹한다
3. [복조부?鳥賦] : 자유와 구원으로의 지양
길흉화복吉凶禍福을 넘어 자유함으로
후레자식이 아버지 사후에 효자가 되는 이유
부 형식에 의한 감성의 복구

제2장 대문호 사마상여司馬相如, 그의 진정한 가치
1. 한부의 완성
2. [자허부子虛賦] : 문학의 정치성
권력과 성性
외교적 언사의 진수
부의 가치는 사실적 묘사에 있지 않다
3. [장문부長門賦] : 남성의 여성적 글쓰기는 가능한가
여성성 ─ 욕망과 보편성 사이에서
애증愛憎의 양상
좌절에서 희망으로
왜 조강지처糟糠之妻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가

제3장 한부의 꽃, [상림부上林賦]
1. 주문휼간의 새로운 모습, 도덕성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가치로 부를 보다
‘관官피아’의 원조
묘사(글쓰기)가 시스템을 움직인다
2. 황제 : 성인聖人 개념에서 시스템으로
맹자를 초월한 사마상여 : 호사의 의의
3. 한부의 의의와 운명

제4장 서민의 근심, 한대 악부시樂府詩 읽기
1. ?성의 남쪽에서 싸우다가(戰城南)? : 죽음을 이기기 위한 노래
부침개는 왜 찢어 먹어야 맛있을까
죽음을 이기려면 죽음과 맞서야 한다
죽음이 삶보다 나을 수 있는 이유
의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편집의 역설
2. ?까마귀 새끼(烏生)? : 서민에게는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답
우연을 필연으로
정치인은 성직자의 말을 해서는 안 된다
3. ?궁궁이 뜯으러 산에 올라갔다가(上山採?蕪)?
왜 구관이 명관일까
클로즈업의 효과

제5장 쾌락 또는 혁명을 위하여
1. ?서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西門行)? : 쾌락을 다시 생각하다
목소리 큰 놈 앞에서 진실은 왜 주눅이 드는가
기우杞憂의 즐거움
잠, 진정한 쾌락의 대안
2. ?동문을 나서며 부른 노래(東門行)? : 후회는 너무 늦게 온다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원리
부자들의 호사스러움에서 작동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가족의 가치(the value of family)’의 허와 실
‘때’는 지금인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
신분제는 부활하려는가

┃에필로그┃ 한시, 권위 또는 외침

주석
찾아보기
Author
김근
인천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그곳 대학원에서 창석蒼石 이병한 선생의 지도 아래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계명대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거쳐 서강대 중국문화 전공 교수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수 재직 시절에는 주로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관한 논문을 많이 썼다. 지금은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봉사 생활을 하면서 『동아시아를 만든 중국 고전 명시명문 100선』을 집필 중에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 『욕망하는 천자문』, 『한시의 비밀』, 『한자의 역설』, 『예란 무엇인가』,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 등이 있으며, 역서로 『여씨춘추 역주』, 『설문해자통론』 등을 펴냈다. 이 외에 『한부漢賦의 문학적 주체성에 대한 재조명』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인천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그곳 대학원에서 창석蒼石 이병한 선생의 지도 아래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연구교수를 역임했고, 계명대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를 거쳐 서강대 중국문화 전공 교수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수 재직 시절에는 주로 언어와 이데올로기, 특히 권력으로서의 문화에 관한 논문을 많이 썼다. 지금은 노원교육복지재단 이사장으로 봉사 생활을 하면서 『동아시아를 만든 중국 고전 명시명문 100선』을 집필 중에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 『욕망하는 천자문』, 『한시의 비밀』, 『한자의 역설』, 『예란 무엇인가』, 『유령의 노래를 들어라』 등이 있으며, 역서로 『여씨춘추 역주』, 『설문해자통론』 등을 펴냈다. 이 외에 『한부漢賦의 문학적 주체성에 대한 재조명』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