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disaster)’이라는 용어는 문자 그대로 어두운 밤길에 길잡이가 되어주던 별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재난이란 규모가 크든 작든, 집단적인 것이든 친숙한 것이든 사고의 발생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충격과 당혹감을 주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질서나 방향처럼 길잡이가 되어 주던 축을 상실함으로써 한마디로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이탈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2011년의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2014년의 세월호 참사 그리고 2022년 이태원 참사는 모두 재난이라고명명될 만큼 사회적인 충격을 주었다. 사건 발발의 원인이나 특성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들은 우리 사회가 정상성의 이면에 감춰 두고 있었던 사회적 시스템들의 취약성을 노출시켰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부정의를 목도하게 해 주었다.
사회적 재난은 단지 소방안전의 문제로만 다룰 수 없다. 참사의 발생에서부터 대응과 수습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영역의 문제이다. 사회적 재난은 시간적으로 과거만이 아니라 사건 이후의 정치 문화적 영역에서의 관계성의 영향을 받으며, 한 사회의 성격을 변화시킬 때 그 반복을 정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바탕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전하고 인권이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Contents
머리말/5
1장 위험사회와 사회적 재난/15
1. 후기 산업사회의 '위험'/16
2. 위험사회의 지구화/19
3. 참사와 책임성의 모호함/22
4. 정치적 애도 또는 추모의 정치/25
2장 사회적 재난과 국가범죄/31
1. '국가-기업' & '기업-국가' 범죄형 재난/32
2. 국가의 법률적 사죄/40
3장 사회적 재난의 의제화/45
1. 유독물질의 정치 모델과 사회적 재난/46
2. 사회적 의제화 과정의 특징과 주요 쟁점/71
4장 사회적 재난의 해외 사례/79
1. 일본 미나마타병 사건/80
2. 프랑스 AZF 폭발 사고/86
3. 탈리도마이드 사건/90
5장 사회적 재난의 국내 사례/99
1. 4·16 세월호 참사/100
2. 대구 지하철 참사/108
3.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115
6장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기/129
1. 참사 기억의 사회화/130
2. 사회적 재난의 기억 공간/132
3. 국내외의 추모기념관/135
4. 4·16생명안전공원과 미나마타병 자료관 사례의 시사점/146
참고문헌/151
찾아보기/165
Author
박민철,김종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사회심리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로 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대한 철학적 재구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관심분야는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 치유방법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분단국가주의에 맞선 주체로서 ‘문학가’: 류연산의 [인생숲]을 바탕으로」, 「기억과 망각의 정치, 고통의 연대적 공감: 전상국의 소설 [아베의 가족], [남이섬], [지뢰밭]을 통해 본 통합서사」,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지닌사후적 의미작용의 양상」, 「남북분단 구조를 통해 바라 본 ‘탈북 트라우마’」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탈북민의 적응과 치유이야기, 분단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고통의 공감과 연대 등이 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사회심리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로 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대한 철학적 재구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관심분야는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 치유방법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분단국가주의에 맞선 주체로서 ‘문학가’: 류연산의 [인생숲]을 바탕으로」, 「기억과 망각의 정치, 고통의 연대적 공감: 전상국의 소설 [아베의 가족], [남이섬], [지뢰밭]을 통해 본 통합서사」, 「재일조선인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지닌사후적 의미작용의 양상」, 「남북분단 구조를 통해 바라 본 ‘탈북 트라우마’」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탈북민의 적응과 치유이야기, 분단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고통의 공감과 연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