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어떻게 살아남는가
지구가 백만 개의 학교가 될 때까지
분투하는 학생과 선생들을 찾아 떠난 르포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는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학교 개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에게 장애학생들의 부모가 무릎을 꿇고 호소한 이 일은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인구 절벽에 봉착하면서 폐교되는 학교는 늘어가는데 정부의 교육과정은 수차례 바뀌어왔다. 가장 괴로운 이들은 아이들이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학교생활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입시 공부. 이런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다. 교육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은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교육의 미래를 찾아 세계 여러 나라로 떠났다.
취재팀은 세계의 ‘낯설고 이상한 학교들’을 방문하여 학생들의 생기와 희망 그리고 행복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학교의 현재 속에서 우리 교실의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았다. 우기가 되면 호수가 범람하여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방글라데시 ‘플로팅스쿨’,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러시아 에벤족의 ‘유목학교’, LGBTQ 학생들이 더 이상 소수자로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는 미국의 ‘하비밀크 고등학교’, 마사이 소녀들을 악습에서 구한 ‘나닝오이 여학교’ 등 총 열두 군데의 학교에서 가난 속에서도 세상을 마주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학교』는 교육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학교에서 찾고, 진정한 교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고민의 씨앗을 심는다.
Contents
프롤로그
1. 떠다니는 학교: 방글라데시 파브나 ‘플로팅스쿨’
학교로 가는 길┃홍수가 아이들 꿈을 뺏지 않도록┃출석 체크는 필요 없어요┃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책┃줄리의 꿈, 엄마의 꿈┃물 위의 병원, 물 위의 도서관┃학교가 마음을 바꿨다
2. ‘순록’을 배워볼까요: 러시아 사하공화국 ‘세비안큐얼 유목학교’
9번 야영장의 통나무집┃순록 타는 할머니 선생님┃그레고리와 코랴 부자의 약속┃에벤의 고등학생은 곰을 잡는다┃레나강과 네라강이 지키는 마을┃“세대에서 세대로”┃도시로 간 아이들┃일루모와 파라카┃ 유목민에게 학교란
3. 있는 그대로의 나로 존중받고 싶어: 미국 뉴욕 ‘하비밀크 고등학교’
트랜스퍼 스쿨의 특별한 이야기┃“아이들이 아니라 시스템이 실패한 거지”┃아이의 성 정체성을 따라가는 건 일종의 여행┃게이라는 이유로 욕먹을 순 없잖아┃샤워를 같이 하면서 친분을 쌓다┃교사가 먼저 다가갈 것┃‘엘라이’가 필요해┃모두가 바뀌지 않더라도
4. 소녀들의 방학: 케냐 마사이 ‘나닝오이 여학교’
방학 때도 왜 학교에 갈까┃소녀들을 구하라┃소녀들을 구하는 ‘빛의 프로젝트’┃가축에 삶을 너무 의존하다보면┃“엄마처럼 살지 마”┃케냐 아이들에게 젠더 감수성을┃우리는 박제된 부족이 아니다
5. 우린 모두 같아요: 스코틀랜드 ‘헤이즐우드 학교’
코르크 길을 따라 걷다┃어린아이처럼 작고 발달도 느리지만┃“리아 지금 이케아 가요!”┃건축, ‘홀로서기’를 돕다┃“반대했죠, 특수학교인 줄 몰라서”┃바깥세상에서 살아가기┃열여덟 살 마이키의 졸업식┃이제 홀로 설 준비
6. 기찻길 옆 교실: 인도 쿠탁 ‘기찻길 학교’
책가방과 교과서는 없지만┃프리야의 노래, 아지트의 그림┃하루 두 차례 ‘구걸 시간’┃아홉 살 라케시의 자루 속엔┃“공부가 먼저, 결혼은 그다음”┃열여섯 살 엄마 산디니┃위기의 기찻길 학교┃달리는 버스 교실
7. 마약 대신 춤을: 콜롬비아 ‘몸의 학교’
텅 빈 오토바이와 총알┃‘내 몸은 소중하다’┃몸을 다루며 자아를 존중하는 법┃꿈꾸는 아이들, 춤추는 마을┃코카인 대신 춤을┃슬럼 아이들의 아이돌┃굴곡진 생의 이야기를 몸에 담다┃평화로 가는 먼 길
8. 일하면서 배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메트스쿨’
자동차만 생각하면 얼굴에 미소가┃제이다의 텃밭┃씨앗에서 밥상까지┃실패한 학교를 구출하다┃햄릿이냐, 졸업해서 무엇을 할 거냐┃선생님 댁에 들락거리는 학생들┃기성복을 벗은 학교가 필요하다
9. 내 맘대로 교실: 네덜란드 ‘스테렌보쉬 초등학교’ ‘노더리흐트 초등학교’
150년 전의 학교를 넘어서┃8학년의 주제는 ‘이집트’┃답은 가능한 한 끝까지 알려주지 않아요┃‘어제의 것’을 가르치지 말라┃모든 선생님이 체육 교사┃대학 진학률은 20퍼센트 미만┃시계추처럼 균형을 잡으며 나아가겠다
10.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학교’ ‘키토 학교’
라켈의 거북이 시험┃GPS 들고 보존 구역으로┃조지가 죽자 세계가 애도했다┃조지는 외롭지 않다┃장 보러 온 물개┃다윈의 핀치가 지켜보는 학교┃ 쓰레기통에도 ‘주민 실명제’┃소년?소녀들의 땅┃외딴섬에서 본 미래의 교육
Author
강윤중,권도현,남지원,노도현,박효재,배동미,심진용,이석우,장희정,정지윤
마을 어귀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떠다니는 학교를 기다리는 아이들. 연필을 꼭 쥐고 공을 차던 마사이 소녀들의 맑은 눈동자를 기억한다. 배운다는 것은 설렘이고 행복이라고 그들의 눈동자는 말하고 있었다.
마을 어귀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떠다니는 학교를 기다리는 아이들. 연필을 꼭 쥐고 공을 차던 마사이 소녀들의 맑은 눈동자를 기억한다. 배운다는 것은 설렘이고 행복이라고 그들의 눈동자는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