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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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7/09/05
Pages/Weight/Size 140*198*30mm
ISBN 9788967354398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이 책은 신경외과 의사가 비범한 그림 솜씨로 병원 속 사람들을 그린 기록이다. “우리 엄마 왜 이렇게 부었죠, 선생님?” 하고 아이가 의사에게 묻는다. 의사는 생각한다. ‘아, 이 환자 원래 이 얼굴이 아니었겠구나.’ 저자는 수술이 끝나거나 잠깐의 틈이 날 때 이런 대화를 반추하면서 자신에게 극(劇)적으로 다가온 삶의 표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1000일의 레지던트 생활 동안 고작 70컷을 그렸으니 그 기록 곳곳엔 구멍이 많다. 하지만 기록으로써 시간을 붙잡지 않으면 지난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 더구나 이제 전문의라는 또 다른 단계를 앞둔 이로서는 하나의 과정에 대한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었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만이 아니다. 의학적 지식과 경험에 대한 숙달 과정에서 글쓰기로 매듭짓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사유를 발생시킨다. 타인(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불안한 동공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는 일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환자를 관찰하고, 상상했던 일은 조금이라도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일기’는 자아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시선은 환자와 보호자의 뇌 속을, 타인의 삶이라는 바깥을 향하게 만든다. 수술이라는 고도의 테크닉은 단지 봉합으로만 마무리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열어젖힌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바로 ‘병원’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탄생한다.
Contents
프롤로그_1000일의 기록

제1부
벌거벗은 자와 살아남은 자


당신이 그런 종양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엄마 이제 어떻게 되나요?
감정을 짊어지는 의사
원래 아픈 사람은 없어
뇌사 판정을 시행합니다
인공호흡기를 떼고 초콜릿을 두다
퇴원하지 않는 정씨 할머니
부모를 등지고 간 아기
보호자가 두고 갔다네예, 좀 드이소
삶 끝에서 만나는 타인의 삶
너 때문에 나빠진 거야
할머니의 손
뇌와 죽음
엄마, 나 축구 계속할 수 있어?
의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좋은 의사가 되겠습니다
AI 시대에 의사가 할 수 있는 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머리카락 안 집어넣어!
병원의 명절 풍경
다행히 영구적인 것은 아닙니다
안녕하지 못한 사람에게 안녕을 묻는 직업
의사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하루에 수술만 세 번
공포가 엷어지는 시간
의료 행위의 끝은 어디인가
머리에 구멍이 날 수도 있습니다
내 뺨 좀 긁어주겠어요?
신경외과 의사는 지금도 이발사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거짓말
중환자실에 사는 귀신
누군가에겐 크리스마스의 비극이
모월 모일 사망하셨습니다

제2부
신경외과, 극한의 직업


신경외과 지원자, 단 한 명
그들의 나이가 말하는 것
내가 크록스를 신다니……
이 길이 맞는 걸까?
불어지지 않는 꿈
극한의 직업과 혼술
이불 좀 갈자
달리면서 일하는 삶
그들만의 세상
마음을 만지는 일 vs 뇌를 만지는 일
피곤하다는 말만 적을 순 없지
우린 얼마만큼의 건강을 내놓고 있는 걸까
비닐봉다리만도 못한 의사
누구나 칸트가 되어가는 곳
죽음을 밥 먹듯 이야기하는 사람들
라면 끓이는 교수님
뭐라도 하고 싶은데 실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
저 많은 불빛 중 나를 위한 자리가 있을까
레지던트 3년차를 마쳤습니다
뇌 안에 있는 것
수술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
그림을 왜 그리니?
잠깐만요, 단거 좀 먹고 가실게요
교보문고 알바 낙방기
마흔 너머의 세상
병원의 먼지, 인턴
기대지 말 것
인생의 한 장이 넘어갑니다
혈관과 신경의 아름다움
엄마, 나 피곤해 보여?
어둠이 있어야 안을 수 있어
나와 꼭 닮은 사람
불 끌까요?
대구 촌놈의 마산 수련기
손 위에 올려진 무게
인턴들의 100일 당직기

에필로그_항해의 시작
Author
김정욱
전공의. 특정 과에 속해 근무함과 동시에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과정을 밟는 이. 병원에 기거하기resident에 붙여진 또 다른 이름 레지던트.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성균관대 부속 삼성창원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한 뒤 현재 동同병원 신경외과 전공의로 수련 중이다. 병원의 먼지 취급 받던 인턴 시절을 우려했던 것보다 잘 보냈기에 ‘신경외과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어’라는 생각에 지원했다가 4년간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렇지만 숨 넘어가는 중환 앞에서 이제 두려움 없이 환자를 처치하게 된 스스로를 보면 신경외과 지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수련에 대한 이야기다.
의사는 아픈 ‘사람’을 마주하는 직업이다. 수많은 환자를 만났지만 병명을 듣는 그들이 자신은 꼭 나을 거라고 굳게 다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실패는 실수의 어머니라며 시련을 극복하는 이는 많지만, 건강을 잃었을 때는 아무도 그것을 시련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운이 닿아 건강을 되찾았을 때도 스스로 더 나아진 사람이라 생각하는 환자는 드물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이로서 이것은 무척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래서 글과 그림으로 그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찾아가는 중이다. 아직 명확한 답을 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내 이름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웃으며 퇴원하길 바란다. 이것은 의사로서의 근무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일기를 써왔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기에 뭔가 기록으로 남기면 의미를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 습관은 레지던트 4년차인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어릴 적 끄적이던 낙서는 의과대학 재학 시절 본격적인 그림 그리기로 바뀌었다. 청각이나 미각처럼 다른 사람의 감각을 직접적이고도 자극적으로 일깨울 순 없지만, 그림은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닌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물론 펜이나 붓을 든 순간에도 콜이 오면 달려나가야 한다. 이것은 병원에서 먹고 자는 이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전공의. 특정 과에 속해 근무함과 동시에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 과정을 밟는 이. 병원에 기거하기resident에 붙여진 또 다른 이름 레지던트.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성균관대 부속 삼성창원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한 뒤 현재 동同병원 신경외과 전공의로 수련 중이다. 병원의 먼지 취급 받던 인턴 시절을 우려했던 것보다 잘 보냈기에 ‘신경외과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어’라는 생각에 지원했다가 4년간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렇지만 숨 넘어가는 중환 앞에서 이제 두려움 없이 환자를 처치하게 된 스스로를 보면 신경외과 지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수련에 대한 이야기다.
의사는 아픈 ‘사람’을 마주하는 직업이다. 수많은 환자를 만났지만 병명을 듣는 그들이 자신은 꼭 나을 거라고 굳게 다짐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실패는 실수의 어머니라며 시련을 극복하는 이는 많지만, 건강을 잃었을 때는 아무도 그것을 시련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운이 닿아 건강을 되찾았을 때도 스스로 더 나아진 사람이라 생각하는 환자는 드물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이로서 이것은 무척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래서 글과 그림으로 그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찾아가는 중이다. 아직 명확한 답을 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내 이름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웃으며 퇴원하길 바란다. 이것은 의사로서의 근무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적부터 일기를 써왔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했기에 뭔가 기록으로 남기면 의미를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 습관은 레지던트 4년차인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어릴 적 끄적이던 낙서는 의과대학 재학 시절 본격적인 그림 그리기로 바뀌었다. 청각이나 미각처럼 다른 사람의 감각을 직접적이고도 자극적으로 일깨울 순 없지만, 그림은 마음을 울리는 힘을 지닌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물론 펜이나 붓을 든 순간에도 콜이 오면 달려나가야 한다. 이것은 병원에서 먹고 자는 이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