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김영태 시선

$17.28
SKU
9788966804344
+ Wish
[Free shipping over $100]

Standard Shipping estimated by Mon 06/3 - Fri 06/7 (주문일로부 10-14 영업일)

Express Shipping estimated by Wed 05/29 - Fri 05/31 (주문일로부 7-9 영업일)

* 안내되는 배송 완료 예상일은 유통사/배송사의 상황에 따라 예고 없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Publication Date 2013/05/15
Pages/Weight/Size 128*188*20mm
ISBN 9788966804344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문학과 음악과 무용과 미술을 사랑했던 시인 김영태. 그에게 미의 완성은 소멸이고 무였다. 그가 평생 열망했던 흰 눈처럼 염결한 무화(?U)의 세계를 만나 보자. “무슨 기억처럼 피어 있”던 과꽃도 지고 결국 남는 것은 “빈 하늘 한 장”일 때,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예술뿐이다.
Contents
●누군가 다녀갔듯이

하염없이 내리는
첫눈
이어지는 이승에
누군가 다녀갔듯이
비스듬히 고개 떨군
개잡초들과 다른
선비 하나 저만치
가던 길 멈추고
자꾸자꾸 되돌아보시는가

●염화미소

꼿이요(꽃이요…)
이화중선이 말하기를
허리 가파롭다
장구채 든 허리가
솜눈 토해
멀리, 멀리 가지 말아요
끗이오(끝이오…)
진도산재비 팔십
무형문화재에게 타이르기를
허리 위아래 꼿이요
꺽지 마요 두고두고 봐요
눈 아프도록
멀리, 멀리는 가지 마요

●정처

무릎 꿇지 않겠다는 게
요즘 기류 같다
무릎 꿇지 않는 것은
소신이다 수세미는 되지 않겠다
호박이 되겠다 호박 넝쿨에
칼 대면 그만두겠다가
무릎의 이유였다
기침 소리에도 놀라는
좀생이들도 많다
살다 보면 외면해 버려야 하는 잡종들
인간 이하도 수두룩하다
정처라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오지명 영화 제목이
‘까불지 마’라고?
삼류가 일류 되지 않듯(절대로!)
꽃 진 자리에 호박이
매달려 있듯 정처 옆에…

●비명

강화도 가는 갯벌에
제각기 성장한 의상을 입은
오리들이 평화롭다
사육장에 온 손님이
주인과 흥정을 하자
눈치챈 오리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필사의 그것은
춤이었다
삼삼오오 흩어지다
서로의 날갯죽지 속에 긴 목을 묻는…
Author
김영태,권형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