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표되는 바이러스가 근대를 넘어 진정한 ‘현대’로의 진입을 재촉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의 등장을 역사 발전 과정 안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답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역사의 현장인 지역문화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측하기 위해 더 정교하게 현 단계를 진단하고자 했다. 한 해가 지나는 시점에서 철 지난 얘기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역문화원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고, 어떤 형식으로든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어야 한다. 문화원은 과거를 다룬다. 과거를 표현하는 향토, 전통, 역사는 지역문화원이 사용하고 있는 친숙한 주제어들이다. 이제 향토는 ‘마을’이라는 말로, 전통은 ‘지역문화’라는 말로, 역사는 ‘일상’이라는 말로 전환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가능할 것 같다. 코로나19는 세계화, 국제화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 체제의 한계를 노정했고, 로컬 문화의 가능성이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제 문화를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담론이 아닌 로컬 문화라는 미시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Contents
[책머리에]
코로나19 이후의 지역문화원 … 4
1부 코로나19 시대 ‘전환’을 생각한다
우리 집에 ‘SSG’이 쓱 들어왔다(최서영) … 15
포스트 코로나 또는 위드 코로나 시대와 역사 전환(윤한택) … 23
사회적, 아니 물질적 거리에 관하여―‘삥땅 사건’을 돌아보며(양진호) … 31
코뮌으로 만나자(황민호) … 42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이영남) … 54
맞잡은 손의 따뜻함과 평등의 발견(김풍기) … 69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성찰(이동준) … 63
2부 회복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말무덤[言塚]’ 퍼포먼스를 상상한다(고영직) … 81
삶의 회복을 위한 정책은 가능한가(고길섶) … 92
문화도시와 시민의 자발성(손경년) … 104
그날이 오면, 우리는 다시 춤출 수 있을까(이동준) … 114
안전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확장하자(김찬호) … 135
산골 마을을 바꾸는 ‘군겐도(群言堂)’ 정신을 배우다(최서영) … 142
3부 아카이브의 인문학
아카이브의 인문학(이동준) … 153
공동체 아카이브의 거버넌스와 기록 주권(이경래) … 170
단편적인 일상, 주름진 이야기들(소종민) … 179
지역문화원이 지역을 아카이빙한다는 것(최영주) … 188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한다는 것(이용원) … 198
환대하는 마을 환대하는 마음(고영직) …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