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계간 [시와 정신]을 통해 시인의 길로 들어선 권주원 시인이 그동안의 성실한 시쓰기를 통해 『빨간 우체통』(도서출판 심지)을 펴냈다. 시인의 작품들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것들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이런 특징들은 고유성과 무관한 듯 보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정서 가운데 하나가 고향에 대한 감각이다. 고향이란 시인이라면 흔히 서정화할 수 있는 주제여서 특수성이라든가 참신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인의 특이한 경험이나 작품의 주제와 관련시켜 논의할 때 전혀 다른 경우로 서정화되기도 한다.
시인의 시에서 근원이나 고향에 대한 정서를 배제하고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의 작품들에는 이런 정서들이 조밀하게 서정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시어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있다. 시인이 고향의 정서를,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명한 것은 현재의 불완전한 사유들을 완성시켜 주는 수단들이며 근원에 대한 향수나 갈증들을 향한 시인의 자기 노력이다. 시인은 작품 속에 그러한 세계를 찾고 담아내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해설에서 송기한 문학평론가는 “자아와 세계 사이에 놓인 거리를 좁히는 일이 서정시의 존재 이유이고, 또 그것이 서정시의 구경적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시인은 그러한 서정시의 임무를 우선 자아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욕망을 제어하고, 그 도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윤리적 실천을 시도해 왔다. 그 고난의 끝에서 시인은 존재의 완성을 이루고 유토피아의 궁극을 만나고자 했던 것이다.”라고 평했다.
Contents
제1부
시집 간 누이에게/ 들꽃방/ 순례/ 구절초 사랑/ 바가지/ 부모/ 가족 생각/ 세 마디 유언/ 봄맞이/여울이/ 55세 늦가을/ 못 1/ 갈등/ 다시 가을에/ 김밥천국/ 기도로 잠 들고/ 어떤 추석/ 백부님 모시옷 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