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계를 바라보는 참신한 시선, 시를 응시하는 예민한 감각이 물큰한 말들의 난장(亂場)을 헤집고 솟구친, 순연한 비평 언어로 어우러진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이 출간되었다. 작품과 시인의 자리를 부드럽게 훑고 지나온 감성이 녹아든 시 비평의 새로운 언어들을 통해 시를 사랑하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의 세계에 조금 더 친근하고도 알차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시 비평서이다.
1부 「오늘날의 글쓰기와 문학」은 일종의 총론으로, 문학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담겨 있다. 문학 환경이나 조건이 예전보다 많이 달라진 시대에 문학에 대해 새로이 점검하고 있는 글들이다. 「글쓰기와 꿈꾸기의 거리」는 글쓰기가 고독하지만 참된 씨앗을 틔우는 보람찬 작업이고 비평 또한 예외일 수 없다는 요지의 글이다. 2부 「시인의 광맥」에서는 문학사에 흔적을 남기고 있는 시인을 중심으로 시 세계를 훑어보고 있다.
3부 「회상과 시 정신」에서는 작고 시인론을 담고 있다. 작고 문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재평가가 한창인 요즘 우리 지역 문단에 이름을 남긴 김민부, 김태홍, 박태문, 정영태의 시 세계를 조망하고 이들 시인의 현재성을 분석한다. 4부 「시의 현장을 찾아서」에서는 최근 시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00년 언저리에 등단해서 최근 첫 시집을 낸 여태천, 김지혜, 이근하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 「절망·고백·습속의 깊이」, 시인들이 시에서 쓰는 말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외국말법에 오염되었는지 지적하고, 이와 아울러 올바른 우리 말과 글의 적용을 설파한 「말씀들」이 수록되어 있다. 5부 「시의 풍경들」에서는 지역 시인들의 작품 세계를 다루고 있다. 꾸준하게 시 작업을 하고 있는 박정애, 최원준, 송진, 이영옥, 손순미, 손병걸 시인의 시집에 대한 서평이 실려 있다.
Contents
책머리에 그를 꿈꾸며
1부 오늘날의 글쓰기와 문학
글쓰기와 꿈꾸기의 거리-다시 비평을 생각한다
생성의 조건-지역ㆍ담론ㆍ작품의 새로운 관계 인식을 위하여
디지털 시대 문학의 현실과 전망
창백한 서정-한국 현대시에 관한 단상
2부 시인의 광맥
불안한 일요일과 기적의 아포리아-박인환 시의 의미
살아 있는 날들을 위하여-박남철론
약시와 투시, 그 황홀한 눈(眼)의 운명-기형도론
불내, 또는 내리는 빗줄기를 잡고 거꾸로 오르며-신대철의 시
3부 회상과 시 정신
허리춤에 쯤 걸리다 토해낸 죽음-김민부론
역사와 시-살메 김태홍의 시대정신과 그의 시가 놓인 자리
노자 한 닢 없이 떠난 사내-시인 박태문과 그의 시
돌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운천(雲泉) 정영태의 시 세계
4부 시의 현장을 찾아서
절망ㆍ고백ㆍ습속의 깊이-여태천 『국외자들』, 김지혜 『오, 그 자가 입을 벌린다면』, 이근화 『칸트의 동물원』
말씀들-한국 현대시의 초상
빈들에 피는 꽃-2009년 가을의 시들
헐벗은 시대의 눈물을 가만히 밟고 가는 시-2009년 여름의 시들
리얼리즘의 역설과 우화의 진실-2008년 가을의 시들
5부 시의 풍경들
시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박정애, 『가장 짧은 말』(신생, 2008)
길 위의 길, 그 푸른 바르도의 숲길 속으로-최원준, 『北邙』(신생, 2009)
경계를 더듬는 천 개의 입술-송진, 『지옥에 다녀오다』(문학의전당, 2008)
바람이 건네는 인사-이영옥, 『사라진 입들』(천년의시작, 2007)
우리가 어두워질 무렵-손순미, 『칸나의 저녁』(서정시학, 2010)
무덤 속에 피는 꽃-손병걸, 『푸른 신호등』(문학마루,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