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폐허의 서울에서 유일하게 백작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명동백작 박인환'. 그의 천재성과 때이른 죽음은 생전에 그의 활동을 더욱 문학적으로 포장하여 전설적인 존재로 남게 했다. 해방기에서 50년대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은 문학이 '불안의 절정'을 이루던 시기였고, 그런 의미에서 박인환은 가장 50년대적인 삶을 살았던, 당시 문학적 분위기의 전형을 이루었던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런 박인환을 문학소녀 때부터의 동경을 시작으로해서, 본격적으로 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구체적으로 그의 시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것으로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기존의 연구들이 중기 이후의 작품들의 센티멘털리즘이나 허무주의적 요소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에 대해 지적한다. 그리고 초기의 해방정국의 현실인식에 입각한 리얼리즘적 시각과, 중기의 전쟁과 죽음의 체험을 다룬 실존주의적 경향에 대한 양상을 각각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박인환의 시세계를 살펴보는 것은 50년대 문학의 세계와 특수성을 살펴본다는 차원에서 큰 의의가 있다.
Contents
책머리에
1. 머리말
2. 서사정신과 현실주의 시
2.1 해방정국의 현실인식
2.2 서사정신과 현실비판
2.3 '발안의 연대', '위대한 외부'에의 정신
3. 전쟁 체험과 실존주의 시
3.1 전후문학의 유행적 사조, 실존주의
3.2 전쟁체험과 개별자적 존재의 가치
3.3 전쟁과 가족
3.4 '죽은 신'의 세계
4. 굴절된 부정성과 허무주의 시
4.1 패배주의와 죽음에의 친화의식
4.2 '아메리카 시초'와 도시의 우울
4.3 문학의 죽음, 시인의 한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