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한일병합과 1965년 한일협정에서 최근 30년의 ‘역사의 사법화’ 사태까지,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일관계, 진영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역사와 마주하기 위한 첫걸음!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30년 전으로 돌아가 고찰하다
전후 최악이라는 한일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위안부·징용 피해자 문제다. 저자 박유하는 ‘위안부’가 아닌 ‘위안부 운동’을 비판하며 쓴 『제국의 위안부』로 소송을 겪으며,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모색으로 새롭게 이 책을 썼다.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일본 『마이니치신문?日新聞』 인터넷판에 ‘화해를 위해서 2021’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수정·보완하여 출간한 일본어판 『?史と向き合う: 日韓問題??立から?話へ』(2022년 7월 11일)를 저자가 직접 번역한 것이다. 2014년 6월부터 ‘제국의 위안부 소송’으로 한 권의 책을 법정에 가둔, 그리고 비난 혹은 침묵으로 그 상황에 가담해온 이들에 대한 반론과 비판은 이미 세 권의 책을 통해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위안부 문제가 꼬이게 된 원인 자체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위안부 문제가 꼬인 원인을 찾기 위해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최근 30년의 운동과 연구에 대해 돌아보고 있다. 원인을 알아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위안부 문제와 함께 몇 년 전부터 또 하나의 대립을 낳고 있는 징용 피해자 문제를 다루면서, 이들 문제를 둘러싼 관계자들의 사고방식의 배후에 있는 1910년의 한일병합과 1965년의 한일협정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이들 문제들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사고를 정립할 수도, 합의점을 찾을 수도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난 30년간 위안부·징용 피해자 문제는 한일 양국의 역사논의를 이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법’적 해결만을 요구하는 ‘역사의 사법화’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핵심관계자들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런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고, 그저 사법부의 판결만 온 국민이 바라보는 기묘한 이중구조 속에 놓여 있는 것이 현 상황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런 정황을 확인하면서 역사 문제를 둘러싼 작금의 갈등이 어디에서 기인되었는지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풀어간다. 동시에 이 책의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점은 왜 일본인들이 징용 피해자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기억해야 하는지를 당시의 자료를 사용해 설파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제국의 위안부』가 그랬던 것처럼 식민지지배가 야기한 문제임을 지적하는 저자의 문제제기는 일본에서도 귀 기울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Contents
한국어판 서문_30년을 넘어서
일본어판 서문_나아가기 위해 돌아보기
제1장 | 냉전 붕괴와 한일관계
1. ‘책임 회피 일본’이라는 인식
‘학문의 정치화’ /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갈등 / 한일 대립인가, 좌우 대립인가
2. ‘팩트’는 변한다
역사인식을 둘러싼 ‘엇갈린 논의’ / 해석 싸움으로서의 역사인식
3. 한일기본조약을 둘러싼 한일인식의 엇갈림
마주본 지 이제 30년 /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식민지시대’라는 인식
4. ‘역사의 사법화’와 징용 피해자
과거를 둘러싼 양분된 해석 / 수명을 다한 ‘법’지상주의
제2장 | 징용 문제
1. 조선인 징용이란 무엇인가
한구석으로 밀려나 있던 징용 문제 / 동원 주체는 일본 ‘국가’ / ‘신민’의 자격, 가족과의 이별 / 계급동원이기도 한 조선인 징용
2. 한일 양쪽에서 잊혀진 몸과 마음의 ‘감옥’
탄광노동의 의미 / 폭력과 질병과 죽음이 일상화된 공간 / “우물에 갇힌 고기” / 징용이 잃게 만든 것 / 세계문화유산과 기억의 방식
3. 징용 판결과 ‘한일병합불법론’
식민지배 ‘위자료’로서의 배상금 / 한일협정과 개인청구권 처리 / 개인청구권을 둘러싼 또 하나의 생각
4. 과거청산과 전체주의
과거청산으로서의 개인청구권 / ‘화해금’을 둘러싼 또 하나의 해석 / ‘법지상주의’와 ‘전체주의’
5. 징용을 둘러싼 한국 내부의 대립
차별은 없었나 / 소송지원자들의 해결방식의 모순
6. 1960년대의 사고와 ‘법’을 넘어
오늘의 시각으로 과거를 다시 묻기 / 징용 문제를 둘러싼 10여 년 전 한일 협력과 망각 / 가치관과 기억계승으로서의 해결 / 기억을 둘러싼 보상방식 / 사법을 넘어서
제3장 | 위안부 문제
1.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오해
‘국가면제’를 이유로 한 재판 회피는 옳았나 /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을 계승한 위안부 문제 소송 판결 / “체계적 강간”으로 이해된 위안부 문제
2. 판결문의 논리와 오해
‘교전국’으로 간주된 조선 / 판결문과 정부 신고서 간의 차이 / 다시, 올바른 이해를 향해
3.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오해의 시작
‘역사의 사법화’ / 은폐된 존재?일본인 위안부와 북한 / 군속으로서의 기억과 망각 / 무시된 업자
4. 누구를 위한 운동인가
‘피해자’가 된 정의연 전 대표 / 기존 연구인식을 답습한 재판부 / 학자들의 문제적 인식
5.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대변자 중심주의로
한일합의 반대운동과 지원단체의 성장 / 한일합의의 본질을 가린 위안부인식과 운동인식 / 대등하지 못한 한일 운동구조 / 기만 속의 운동?교전국인가 식민지인가
6. 냉전체제와 위안부 문제
북한과의 연대 / ‘체계적’인 ‘집단공격’과 인도에 반한 죄 / 르완다와 유고의 집단강간과 동일시된 위안부 문제 / ‘민족말살’로 이해된 위안부 문제 / 냉전체제의 후유증
7. 혼란의 시대
‘불법’ ‘배상’인식과 냉전 마인드 / 포스트 냉전시대의 위안부 문제 / 불충분했던 식민지 이해 / 지체됐던 위안부 연구
8. 30년 갈등 역사와 마주하기
오류를 수정하지 않았던 연구 / 책임으로서의 해결
제4장 | 한일병합·한일협정
1. 역사 문제와 한일병합불법론의 관계
위안부 문제와 한일병합불법론의 등장 / 현재적 필요성과 ‘학문’의 등장 / 법률가들의 역할과 위안부 문제 / 한일병합불법론의 타당성 / ‘대화’ 아닌 ‘일방적’ 비난의 결과 / 타자와 마주하기
2. ‘배상’ 수단화한 역사를 제자리로
조선에 대한 지배력 강화 / 신화의 역사화/욕망의 정당화 / “개량”이라는 이름의 지배 / 식민지화와 마주하기
3. 한일협정을 다시 본다
청구권을 둘러싼 일본과 한국의 생각 / ‘문명화’의 조건 / 한일협정을 넘어선 전후 일본의 조치 / 한일협정을 넘어선 현대 일본의 조치 / 책임이란 무엇인가 / 한일협정을 만든 것들
4. 한국은 ‘반공’ 방파제인가
한일회담과 한국 측 안보인식 / 한일회담과 일본 측 안보인식 / 지배욕망과 공포/긍지와 열패감 / 잊혀진 사람들과 마주하기
제5장 | 역사와 마주하는 방식
1. 한일 갈등의 요인
구조와 저항 시도 / 제국주의적 온정주의의 함정 / 민주화투쟁 이후의 대일인식 변천 / 취사선택되는 기억들 / 좌파민족주의의 선두에 섰던 한국 페미니즘
2. 다시 보는 30년
새로운 기억정착을 위해 / 역사 뒤의 ‘마음’들 / 포스트포스트 냉전시대를 향해 / 깊은 이해/정확한 비판
3. 평화를 위해서
증오와 민족주의 / 국가로서의 ‘민중’, ‘국민’ / 아시아의 평화는 아시아가 / 새로운 ‘피해자 중심주의’를 향해
저자 후기
위안부·징용 피해자 문제 관련 연표
참고문헌
Author
박유하
박유하는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후 도일, 일본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를 기획, 편집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를 번역하는 등 근현대 일본 문학과 사상을 소개하는 작업과 함께, 민족제국젠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을 시도해왔다. 또한 민족주의를 넘어선 연대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21’을 조직하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발언하면서 한일 간의 참 화해를 위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제국의 위안부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 번역서로 『마음』, 『만연 원년의 풋볼』,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인생의 친척』 등이 있다.
박유하는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후 도일, 일본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를 기획, 편집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를 번역하는 등 근현대 일본 문학과 사상을 소개하는 작업과 함께, 민족제국젠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을 시도해왔다. 또한 민족주의를 넘어선 연대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21’을 조직하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발언하면서 한일 간의 참 화해를 위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제국의 위안부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 번역서로 『마음』, 『만연 원년의 풋볼』,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인생의 친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