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35년간 평교사로서 아이들 가장 가까운 곳을 지켜 온 한 교사의 치열한 사랑의 기록이자 명징한 교육현장 보고서다. [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는 다른 교육에세이와는 사뭇 다르다. 번지르르한 성공의 경험만을 늘어놓지도 않았고, 문장 역시 수수하고 담백하다. 그러나 글 속에 담긴 삶의 알맹이는 진솔하고 깊어서, 읽을수록 울림이 느껴지고 그를 더 알고 싶어진다. 저자인 김명길 선생님은 1977년부터 2013년까지 수학 교사로 중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했으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글과 그림’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 책은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의 회보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에 써 낸 글 몇 편과 월간 《글과 그림》에 10년 동안 매달 서너 편씩 냈던 일기를 추린 것이다.
1부는 가장 마음에 남는 아이들의 사연 모음, 2부는 학교 행정에 대한 비판과 제언, 3부는 교사로서의 고민과 철학 및 후배 교사들에게 전하는 말을 모았다. 그는 ‘어떤 순간에도 아이들의 편이 되자’라는 첫 다짐을 지켜내려 온몸으로 애쓴다. 그러면서 동료 교사들에게 우리가 쫓는 것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이 맞는지, 혹여 자신의 출세나 윗사람의 뜻에 의한 것은 아닌지 묻기도 한다. 그가 매일 또박또박 적어 내려간 흔적 속에서 살아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교직사회의 솔직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어 우리를 책 속에 오래오래 머물게 만든다. 기쁨과 감동은 물론이고 후회와 실수, 실망과 부침까지도 정직하게 기록하여 더욱 믿음직스러우며, 교사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구체적 고민들에 생생한 응답을 건네고 있어 특히 교사 및 교육 종사자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책이다. 또한 원칙도 품격도 찾기 어려워진 시대에, 자신의 일이 지닌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긴장감을 가졌던 이의 기록은 우리에게 진정한 인생의 품격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Contents
책을 내며
1부 - 나는 아이들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
가출한 훈섭이 / 야구부를 그만둔 성태 / 사회인처럼 사는 용찬이 / 지나의 통장 / 임신한 진옥이 / 나를 부끄럽게 한 종식이 / 경찰이 된 상원이 / 남다른 아이, 주희 / 왕따당한 정선이 / 촛불집회에서 만난 태민이 / 수진이의 눈물 / 자퇴한 혜선이 / 자살을 생각한 선화 / 송연이와 나눈 칭찬 / 노래가 하고 싶은 은실이 / 불안한 효선이 / 소 같은 아이, 상태 / 헤어지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2부 ?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에서 쓰면 안 될 말 / 학생 인권에 대하여 /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 / 아이들 촛불집회 / 이런 급훈 / 여학생 보건휴가 / 자율학습과 보충수업 / 전문직과 지도층, 이 쓸데없는 말 / 규칙에 매여 있는 아이들 / 교사와 학생이 같이 사는 곳 / 수학여행, 잘된 점과 고칠 점 / 차별의 시작, 심화반 / 시스템에 물들까 봐 겁난다 / 10년은 기다려야 -《사과가 가르쳐준 것》을 읽고 / 내가 바라지 않는 교장 / 교직원회의 / 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 / 70분 수업을 해 보니
3부 - 이 시대에 교사로 산다는 것
거짓으로 가득 찬 세상 / 억지로라도 아이들 편에 서자 / 코끼리는 춤추지 않는다 / 우리가 선생 하는 까닭 / 교생들에게 한 말 / 노동절과 스승의 날 / 마음속에 담아야 할 말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읽고 / 여러분에게 사과드립니다 / 대학 입시에 지쳐 있는 아이들 / 어디로 가든 아이들은 있다 / 학비 감면 신청서 / 내가 학교에서 꼭 하는 일 두 가지 / 직함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 / 이 시대에 교사로 산다는 것 / 학생부장과 다투었다 / “한 아이를 집단으로 괴롭히면 그게 조폭인 거야!” / 이 맑고 파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 퇴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