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성찰과 전망을 구하기 위해 ‘메가아시아(Mega-Asia)’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아시아의 역사를 해양의 관점에서 살펴볼 것이다. ‘메가아시아’의 실천이 단순한 희망과 염원이 아니라 타당성 있는 목표라는 확신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장구한 역사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주지하다시피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전망은 곧 지난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요구한다. 새로운 아시아상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역사적 고찰을 진행하고, 역사에 대한 통찰을 통해 미래에 대한 조망을 섬세하게 조율하는 쌍방향의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래의 가능성의 뿌리를 확인하기위해 아시아의 역사를 지금과는 다른 시각에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 동안 많은 연구자들과 일반인 모두 아시아의 역사를 지나치게 협소하고 관성적인 태도로 접근하지는 않았을까?
인간의 삶과 역사는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진행해 왔을 터이나, 단편적인 해석에 몰두하면 심층의 의미를 놓칠 수도 있다. 미래의 가능성의 근원을 찾아보기 위해 새로운 관점을 세우고자 했을 때 우리가 주목한 무대는 해양이다. 바다의 특징은 거칠 것 없는 유연한 소통과 교류, 그로 인한 융합이다. 국경으로 구획된 협량한 내륙 지역에서 벗어나 광활한 수평선 아래 넓게 툭 트인 해양 공간이 새로운 문명의 요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준비해 온 다양한 문명 요소들이 분명 중요한 미래 자산이 될 것이다. 사람과 문물, 사상과 문화 등을 풍요롭게 교류하는 네트워크들이 갈수록 활성화하여 결국 공동 번영의 새로운 거대 구조가 창발(emerge)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자. 우리가 연구한 역사 사례들은 모두 그런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우리가 희망하는 메가-아시아는 기존 아시아 문명들을 기반으로 하되 그것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아시아의 기획이다. 바다가 제공하는 유연한 동력이 그런 상상을 실현시킬 힘이 되리라 기대해 본다.
Contents
서문 (주경철)
제1장 고대 동아시아 세계 해양 네트워크의 작동(고일홍)
제2장 고대 동아시아의 항시와 항시국가(권오영)
제3장 유리구슬을 통해 본 고대 해양 교류(김규호·박준영)
제4장 말레이 세계 이슬람 왕국들의 기원 신화에 나타난 이방인군주제 전통(송승원)
제5장 네덜란드동인도회사가 아시아 해양 세계의 발전에 미친 영향(주경철)
제6장 혼례용 시각문화로 본 말레이 바바문화의 혼종성: 믈라카를 중심으로(강희정)
제7장 남중국해 화인 네트워크 속 사람, 자본, 물자, 그리고 문화의 이동: 근대 화교 송금 네트워크의 형성과 이동의 구조(김종호)
제8장 술루해(Sulu Sea) 무역을 통해 본 근현대 동남아시아의 해적과 밀무역(여운경)
제9장 증기선을 통해 본 아시아-태평양 지역간 연결(이민용)
제10장 19세기 태평양 세력의 등장과 메가아시아의 부상(유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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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주경철,유성희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셰필드대학교에서 고고학으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경희대·숭실대·충남대 등에서 가르쳤고,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문명 밖으로』(공저), 『청동기문화개론』(공저), 『동서양의 접점』(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류사의 사건들』, 『유럽문명의 여명』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고고학 해석의 지평 넓히기」, 「청동기시대 북한지역의 초석 주거지에 대한 검토」, 「‘사회적 시간’의 고고학적 연구」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셰필드대학교에서 고고학으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경희대·숭실대·충남대 등에서 가르쳤고,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문명 밖으로』(공저), 『청동기문화개론』(공저), 『동서양의 접점』(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인류사의 사건들』, 『유럽문명의 여명』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고고학 해석의 지평 넓히기」, 「청동기시대 북한지역의 초석 주거지에 대한 검토」, 「‘사회적 시간’의 고고학적 연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