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소개된 다문화교육 이론서들에서 나온 개념들을 유형화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다문화교육에 입문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가이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이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실천의 기준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론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처럼 우연인 것은 없다. 어떤 이론이든 간에 사회·문화 현상을 진단하고 분석하기 위해 만들어지며, 당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데 기여한다.
특히 사회과학은 해당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켜야하는 학문적 책무를 갖는다. 이 명제는 학문의 사회 참여적 기능을 강조한 것이며, 사회과학의 본질일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영역에 있는 연구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고, 이 현상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탐색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학문적 노력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학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다문화사회에 관한 일련의 오해가 존재한다. 이는 다문화교육을 다룬 논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데, 대부분 논문의 서론부에서 이른바 다문화 인구에 관한 통계치를 접할 수 있다. 이를테면, 2017년 3월 기준 장기체류 외국인 등록자 수가 몇 명이며, 혹은 결혼이주여성의 수, 다문화가정의 학생 수, 이주노동자의 연도별 증가율 같은 것이다. 이런 수치나 비율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필자는 다문화교육이 5%도 안 되는 이들 이주 배경을 지닌 한국 체류자들보다 우리 사회 구성원의 문화 다양성 이해증진에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모든 다양성이 존중되는 민주적 일상생활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다문화교육학계에서는 상당한 수의 다문화교육 논문들이 출간되고, 교육선진국에서 출판한 다문화교육 이론서들이 잇따라 번역되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문화사회의 형성 배경이 다른 나라에서 연구된 다문화교육 연구물들이 과연 우리나라에 얼마만큼 작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러한 의문의 출발점은 필자의 연구팀이 북미와 유럽에서 출간된 몇몇 다문화교육 이론서를 번역하고 이를 우리나라의 다문화교육 정책이나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에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도출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도입된 다문화교육 이론의 지형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과제를 갖게 한다. 이 책은 바로 이 과제의 수행 결과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