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는 ‘착한 일하기’와 ‘은혜 갚기’에 관한 재미있는 옛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사건들이 모여 있습니다. 영감이 잉어를 구해 주었다가 용왕에게 상 받는 이야기, 신기한 연적을 얻어 부자가 되었다가 다시 연적을 잃고 가난해진 이야기, 개와 고양이가 주인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왕쥐를 협박하여 연적을 찾는 이야기,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 된 이야기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재미를 더합니다.

연적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사용할 물을 담아 두는 그릇이에요. 흥부의 박처럼 무엇이든 다 나오는 연적은 모든 사람들의 꿈입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 나오고, 쌀 나오고, 돈 나오는 보물이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하지만 이런 보물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영감이 용왕으로부터 연적을 받은 것은 아들인 잉어를 구해 주었기 때문이에요. 또 그동안 개와 고양이를 잘 보살펴 주었기 때문에 잃어버린 연적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따뜻한 집안에서 살며 사랑받게 된 것도 결국 착한 마음과 그러한 일을 한 것에 대한 보답이지요.

이처럼 은혜를 입으면 감사히 여기고 갚을 줄 아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옛 어른들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은혜를 알면 갚아야 한다는 깨달음과 지혜를 전해 줍니다. 이 책에서 그림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흔히 보는 동양화풍으로 예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대신 간결한 선을 이용한 그림과 과감한 색감, 화려한 무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넘실대는 물결, 새롭게 창조된 용왕과 사신의 모습, 용궁 잔치 장면 등은 더없이 화려하고, 쥐들의 연회 장면은 만화를 보듯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