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오랜 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해온 ‘온라인 원주민’의 관점에서 쓴 온라인 커뮤니티 이야기이다. 책은 유저들이 온라인을 이용하며 느끼는 모호한 감정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유저 개개인의 다채로운 온라인 경험이 어떤 방식으로 생겨났으며 어떻게 해서 하나의 전통으로서 받아들여지게 되었는지를 말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내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여러 담론에 대한 전혀 다른 각도의 해석을 제공한다. 온라인을 통해 변화된 가치관들과 막 생겨나고 있는 주요 쟁점들을 온라인의 관점으로 짚어본다. 그리고 온라인 사회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안에서 유저들에게 맡겨진 역할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시대가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 즉 온라인 시대정신을 가늠해 본다. 온라인에는 온라인 나름의 역사, 맥락, 문화, 관습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 인용과 해석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이 자주 언급되는 정치 이슈나 젠더 이슈의 경우, 온라인 1, 2, 3, 4, 5세대 간의 지분 싸움이라는 맥락 안에 논의를 위치시켜야 정확한 조망이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온라인에서 보이는 갈등들의 본질적인 면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이 흐름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Contents
들어가며 5
1장 온라인 1, 2세대 8
오프라인의 침략자와 온라인의 원주민 9
온라인 이야기의 특수성 12
온라인 질서와 오프라인 질서 13
온라인의 개인을 바라보는 방식 17
온라인 이야기를 할 자격에 대해 22
첫 온라인 유저들 27
진실과 진심 사이에서 31
생산과 몰입을 위한 조건 34
게시판 형식의 특징 41
내부 떡밥과 외부 떡밥 45
유저 간의 지분 투쟁 50
받아들여지기, 몰아내어지기 58
전통과 보전의 요소 68
집단을 유지하는 방식 71
악성 유저의 탄생 75
호칭과 어투의 변화 78
주도권 변화 82
뉴비의 인생 85
갈등이 합류하는 지점 90
2장 온라인 3세대 96
유저 정의의 변화 98
현피 102
속성의 자리매김 105
오글거림의 이유 108
오프라인 담론과의 조우 111
원한의 뒤편 114
잘못된 믿음 116
수정된 목표 119
변화된 게시판 이용 방식 123
개인에서 집단으로 126
우리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람들 130
억눌린 본능 135
양두구육 140
배신당했다는 오해 145
올드비의 중요성 149
숨기 시작하다 154
자발적인 구속 159
예기치 못한 인해전술 162
집단의 약점 폭로 167
집단의 모순 이용하기 171
반복되는 부정 175
부스러진 정보들 181
지식의 이동 가운데 186
온라인의 나, 오프라인의 나 190
3장 온라인 4, 5세대 200
유저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203
개인과 집단의 좌절 208
온라인 인식과 정치 215
독이 된 자신감 218
모든 꼬임은 풀리고 226
가장 교만한 사람들 233
실명과 익명 사이 : 올드비들의 의무 237
가장 인간다운 것을 찾아서 245
한국 온라인의 특별함 251
바벨탑 이전으로 : 하나의 관념을 향하여 256
찌질이들의 이야기 262
후주 268
용어 해설 280
참고 커뮤니티 284
참고 문헌 285
Author
박현수
10대 시절 내내 온라인에서 살면서 과연 학교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다. 학부는 졸업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압력을 못 이겨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를 졸업했다. 이 시기에 일베 드립이 ‘동네 초딩’에 의해 생산되는 온라인의 담론적, 실천적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껴 학부 내내 전공은 뒷전으로 하고 온라인이 무엇이며 이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재생산되는지를 탐구하는 데 몰두했다. 공부를 이어가고자 시도하였지만 온라인 세계에 대한 경험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메이저 지식인들이 ‘나는 온라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에 실망하여 독립 연구자로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그 유저 다중들의 세계를 탐구하는 장기적 과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디시인사이드의 유튜브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자 모임에 참여했다. 점점 다수의 채널 운영자들이 정치유튜버의 길을 선택하면서 갤러리 내의 좌·우파 갈등의 시련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이 시기 갤러리에 몰려든 좌우파 성향의 열성적 유튜브 구독자들로부터 때로는 우파로, 때로는 좌파로 몰렸으나 온라인을 통한 정치 참여가 커뮤니티 활동의 목적이 아니었던 까닭에 온라인상의 좌·우파 담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하고자 하는 좌우 유튜버들의 온라인 실천방식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인터넷 시대 공동체가 어떤 양상, 어떤 양식으로 존재하고 운동하는지를 탐구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 책은 지난 20여 년 동안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현재적 결산이자 미래 활동을 위한 중간 점검으로서 지금까지의 온라인 커뮤니티 집단 실천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지금 그 실천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참여적 성찰의 산물이다.
10대 시절 내내 온라인에서 살면서 과연 학교에 다니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다. 학부는 졸업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압력을 못 이겨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를 졸업했다. 이 시기에 일베 드립이 ‘동네 초딩’에 의해 생산되는 온라인의 담론적, 실천적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껴 학부 내내 전공은 뒷전으로 하고 온라인이 무엇이며 이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재생산되는지를 탐구하는 데 몰두했다. 공부를 이어가고자 시도하였지만 온라인 세계에 대한 경험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메이저 지식인들이 ‘나는 온라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에 실망하여 독립 연구자로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그 유저 다중들의 세계를 탐구하는 장기적 과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디시인사이드의 유튜브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유튜브 채널 운영자 모임에 참여했다. 점점 다수의 채널 운영자들이 정치유튜버의 길을 선택하면서 갤러리 내의 좌·우파 갈등의 시련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이 시기 갤러리에 몰려든 좌우파 성향의 열성적 유튜브 구독자들로부터 때로는 우파로, 때로는 좌파로 몰렸으나 온라인을 통한 정치 참여가 커뮤니티 활동의 목적이 아니었던 까닭에 온라인상의 좌·우파 담론이나 온라인을 통해 정치권에 진출하고자 하는 좌우 유튜버들의 온라인 실천방식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인터넷 시대 공동체가 어떤 양상, 어떤 양식으로 존재하고 운동하는지를 탐구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 책은 지난 20여 년 동안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현재적 결산이자 미래 활동을 위한 중간 점검으로서 지금까지의 온라인 커뮤니티 집단 실천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지금 그 실천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한 진지한 참여적 성찰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