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시대 디지털 기술세계의 확대에 의해 파생되는 ‘피지털’(phygital)계의 등장을 주목한다. ‘피지털’은 ‘피지컬’(physical, 물질)과 ‘디지털’(digital, 비물질)을 합친 조어로, 두 공간 지각이 뒤섞인 혼합 현실을 지칭한다. 『피지털 커먼즈』는 거의 모든 유무형 자원을 포획하고 뭇 생명을 예속화하려는 플랫폼자본주의의 인클로저 질서에 맞서서 지속가능한 공통의 미래 대안을 찾기 위한 시도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피지털’ 현실에서 우리는 어떤 호혜의 공통장을 기획할 수 있을까?
오늘날 플랫폼자본주의는 디지털계의 기술 논리를 갖고 물질계의 지형과 배치를 좌우하는 역전된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사회가 ‘메타버스’에 바치는 숭고와 찬양은 플랫폼 자본이 주도할 피지털계의 인클로저를 알리는 서곡에 해당한다. 이 책은 피지털계의 자본주의적 왜곡을 경고한다. 인간 삶의 조건을 위협하는 이 플랫폼 인클로저 질서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 책은 플랫폼 질서에 맞서 다른 삶의 직조를 위해 그리고 대안 실천의 무기력을 깨우기 위한 방법으로서 ‘커먼즈’(공통장) 운동을 제안한다. ‘인류세’ 국면 인간-기술-생태의 앙상블을 도모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인류세’ 국면 생태 커먼즈의 구성 논의는 동시대 가장 화급한 쟁점이다. 특히 『피지털 커먼즈』는 생태 커먼즈의 구성에 있어서 인간 기술과 뭇 생명과의 공존 문제를 탐구한다. 기술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믿는 지구공학적 낙관론이나 환경근대주의적 기후위기 해결책은 섣부르고 위험하다. 장기적인 생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좀 더 지역과 장소를 기반으로 한 자원 공동체가 중심이 된 생태 커먼즈의 구상이 필요하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Contents
서문 6
1부 플랫폼 질서와 커먼즈 위기
1장 데이터사회의 형성과 새로운 인클로저 19
데이터사회의 형성 23
데이터 인클로저 29
포스트휴먼 데이터 주체의 형성 35
데이터 통치술 48
2장 플랫폼자본주의와 커먼즈의 위기 56
플랫폼 장치 61
데이터(은행), 브로커, 알고리즘 63
플랫폼 장치의 주요 특징 72
플랫폼자본주의와 신생 인클로저 78
플랫폼 시대 커먼즈의 구상 93
2부 피지털 커먼즈의 조건
3장 커먼즈, 다른 삶의 직조 102
커먼즈의 실천적 정의 105
커먼즈의 층위 113
비물질계 커먼즈 다시 읽기 117
피지털 커먼즈의 신생 조건 130
4장 공유경제 비판과 도시 커먼즈 145
자원 중개 시장의 탄생 149
공유경제에서 도시 커먼즈로 157
‘공유도시 서울’의 딜레마 164
공유 정책 모델의 모순과 한계 177
‘공유도시’에서 ‘커먼즈 도시’로 186
‘커먼즈 도시’의 정치 위상학 192
3부 문화 커먼즈의 창작 유산
5장 파토스의 문화 커먼즈 200
퍼블릭도메인의 역사와 한계 204
디지털 복제와 미메시스 문화의 일상화 212
복제와 전유의 문제 217
리믹스와 매시업의 층위 221
카피레프트와 예술 저항 228
파토스의 문화 커먼즈 236
7장 ‘인류세’ 지구 커먼즈 297
‘인류세’ 개념의 출발 301
출구 없는 ‘지구행성’에 매달린 인류 305
‘탈’인간중심주의가 빠뜨린 것 314
맑스 에콜로지와 ‘자본세’ 320
‘인류세’ 국면의 포스트휴먼 문제 331
8장 그린 뉴딜과 탈인류세 기획 339
과학기술에 대한 근대주의적 오만 343
기후위기와 테크놀로지의 악무한 347
야만의 테크놀로지에 예속된 타자들 352
급박한 생태 대안, ‘그린 뉴딜’ 실험 356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 364
생태-기술-인간, 공생공락의 관계를 위하여 368
과학기술의 지구 커먼즈적 조건 373
참고문헌 380
인명 찾아보기 393
용어 찾아보기 396
Author
이광석
테크놀로지, 사회, 문화가 상호 교차하는 접점에 비판적 관심을 갖고 연구와 비평, 저술과 현장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 Radio, Television & Film 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학과 교수로 일한다. 현재 비판적 문화연구 저널 『문화/과학』 공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경향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 문화 연구, 미디어·아트 행동주의, 플랫폼과 커먼즈, 인류세와 포스트휴먼, 비판적 제작 문화 등에 걸쳐 있다. 지은 책으로는 『데이터 사회미학』·『데이터 사회 비판』·『옥상의 미학노트』·『뉴아트행동주의』·『디지털 야만』·『사이방가르드』 등이 있고, 기획하고 엮은 책으로는 『사물에 수작부리기』·『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불순한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테크놀로지, 사회, 문화가 상호 교차하는 접점에 비판적 관심을 갖고 연구와 비평, 저술과 현장 활동을 해오고 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 Radio, Television & Film 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학과 교수로 일한다. 현재 비판적 문화연구 저널 『문화/과학』 공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경향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기술 문화 연구, 미디어·아트 행동주의, 플랫폼과 커먼즈, 인류세와 포스트휴먼, 비판적 제작 문화 등에 걸쳐 있다. 지은 책으로는 『데이터 사회미학』·『데이터 사회 비판』·『옥상의 미학노트』·『뉴아트행동주의』·『디지털 야만』·『사이방가르드』 등이 있고, 기획하고 엮은 책으로는 『사물에 수작부리기』·『현대 기술·미디어 철학의 갈래들』·『불순한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