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정치’란 사람들의 불안 의식을 하나의 정치적 자원으로 삼아 사람들의 순응을 유도함으로써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공포 정치는 근대 시기에 들어서는 스탈린주의나 파시즘, 그리고 제3세계의 독재 정권과 거의 동일시되어왔지만, 오늘날에는 민주국가에서도 테러 공포, 경기 침체 공포, 음식물 공포, 성폭력 공포, 유괴 공포 등을 둘러싸고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공포 정치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공포 정치라는 용어는, 우파 정치에 대한 비판적 분석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푸레디는 오늘날 공포 정치에는 좌파와 우파의 구분이 없다고 진단한다. 우파는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해 우려하고, 좌파는 몇몇 임박한 환경 재해에 대해 걱정한다. 우파는 경제성장이 지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좌파는 더 많은 경제성장이 가져올 폐해를 우려한다. 이렇듯 좌파와 우파는 이제 공포 정치라는 지점에서 수렴되고, 공포 정치가 우리 시대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근대성의 이름으로 행해져온 잔혹한 행위들과 파괴적 결과들은 우파로 하여금 더 이상 과거를 신뢰할 수 없게 하고, 좌파에게는 미래를 포기하게 함으로써 이들 모두를 ‘현재’에 묶어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대 정치를 지배하게 된 것이 바로 ‘공포 보수주의’이다. 공포 보수주의는 과거에 대한 경멸과 미래에 대한 공포의 결합을 특징으로 하는 ‘현재주의’ 이데올로기이며,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대안은 없다.’는 에토스이다. 그리고 이것은 푸레디가 보기에 ‘정치의 포기’이다.
푸레디는 우리에게 공포에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인본주의의 인간화’이다. 그는 우리 인간이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움츠러들기보다는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학습하고, 그리하여 역량 강화를 통해 인간 행위를 복원하여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Contents
머리말
제1장 정치, 할 말을 잃다
정말로 대안이 없는가?
정치의 고갈
미국은 예외인가?
제2장 비참여 ─ 그리고 그것의 부정
정치적 비참여의 문제
참여인가 비참여인가
비참여적 저항
결론
제3장 좌파와 우파 ─ 이 말들은 어떻게 의미를 잃었는가
왜 그 말들은 의미를 잃었는가
현재에 동결되다
그 말들은 어떻게 의미를 잃었는가
좌파란 무엇인가?
제4장 운명에의 복종
취약한 시민 만들기
행위 패닉
제5장 역사에 대한 순응주의적 반란
변화에 대한 불안
역사적 사고
인간 주체에 대한 폄하
인본주의의 인간화
제6장 민주주의의 우회 ─ 단절된 엘리트들
공중에 대한 경멸
단절된 엘리트들
로비스트 - 활동가의 정치
민주주의의 우회
제7장 공포 정치
공적 담론의 한 표현 수단으로서의 공포 정치
공포의 정치화
정치의 포기
제8장 공중의 유아화
행동 수정
나는 당신의 고통을 느낀다
사상경찰
결론: 인본주의의 인간화
인간임의 인간화
진보인가 공포인가
참고 문헌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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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프랭크 푸레디,박형신,박형진
헝가리 출신 사회학자로, 현재 영국 켄트대학교 사회학 석좌교수로 있다. 건강, 아동, 음식, 신기술, 테러 등과 관련한 문제의 위험 및 공포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며, 여러 방송매체에 출연하고 대중잡지에 많은 기고를 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 책으로 『치료요법 문화』, 『그 많던 지식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왜 공포에 빠지는가』, 『공포정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가 있다. 그 외 최근 저작으로는 Authority: A Sociological Introduction(2013), Power of Reading: From Socrates to Twitter(2015), What’s Happened to The University?: A sociological exploration of its infantilisation(2017), How Fear Works: Culture of Fear in the Twenty-First Century(2018)가 있다.
헝가리 출신 사회학자로, 현재 영국 켄트대학교 사회학 석좌교수로 있다. 건강, 아동, 음식, 신기술, 테러 등과 관련한 문제의 위험 및 공포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며, 여러 방송매체에 출연하고 대중잡지에 많은 기고를 하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된 책으로 『치료요법 문화』, 『그 많던 지식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우리는 왜 공포에 빠지는가』, 『공포정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가 있다. 그 외 최근 저작으로는 Authority: A Sociological Introduction(2013), Power of Reading: From Socrates to Twitter(2015), What’s Happened to The University?: A sociological exploration of its infantilisation(2017), How Fear Works: Culture of Fear in the Twenty-First Century(2018)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