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본이다. 아름답고 젊고 건강한 몸은 그렇지 않은 몸보다 더 취업이 잘되고 승진도 잘된다. 노인들은 검버섯을 지우고, 젊은이들은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빚는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잘 보이려 애쓰는 몸의 지위에 대한 적절한 물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누구의 몸인가?' 아니면 '그것은 누구인가?' 물론 몸은 그 사람 자신이기도 하고 소유나 교환의 대상이기도 하다. 직관적, 경험적 차원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 사실은 그러나 만만찮은 검토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은 오늘날 몸에 관한 담론의 두 축을 형성하는 메를로퐁티의 몸-주체 개념과 푸코의 몸-권력 개념을 중심으로 몸에 대한 사유를 통찰한다. 몸-주체와 몸-권력 개념은 각각 세계를 향해 살아가는 몸으로서의 인간 존재와 사회적 맥락에서 구성되는 몸으로서의 인간 존재를 규명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몸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이 두 관점은 대립하며 조화될 수 없는가? 이 두 개념을 둘러싼 논의들의 재구성을 시도한다. 이는 몸에서 출발하여 인간 존재를 해명하고자 하는 철학적 작업이자, 나아가 몸을 둘러싼 사회학적 담론의 이론적 지평을 다지는 일이기도 하다.
Contents
책을 내면서
1장 들어가는 글
2장 몸에 대한 전통적 견해
1. 철학의 전통적인 몸 이해
1)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의 몸
2) 근대 철학에서의 몸
3) 메를로퐁티의 비판과 수용
2. 과학의 대상으로서의 몸
1) 과학의 탄생과 몸
2) 생리학의 몸과 심리학의 몸
3. 현상학의 몸
3장 메를로퐁티의 몸-주체
1. 지각하는 몸
1) 현상적 장
2) 지각 주체
2. 실존하는 몸
3. 새로운 코기토
1) 외적 경험의 가능성의 문제
2) 내적 지각의 확실성의 문제
3) 수학적 진리의 명증성의 문제
4) 육화된 코기토
4. 몸과 행동
1) 행동
2) 몸 스케마
3) 습관
4) 자유
4장 몸-권력
1. 규율과 몸
1) 푸코의 문제 설정
2) 권력에 대한 정의
3) 규율 권력과 생명-권력
4) 권력과 몸
2. 몸과 의도
1) 의도가 각인된 몸
2) 의도적인 몸과 생리적 몸의 관계
3. 몸-권력의 철학적 의의
5장 몸-주체/몸-권력
1. 사회적·역사적인 몸
1) 메를로퐁티의 개념화
2) 푸코의 개념화
3) 메를로퐁티와 푸코의 개념화의 차이와 양립 가능성
2. 능동성과 수동성
3. 몸과 공간
1) 메를로퐁티의 공간
2) 푸코의 공간
4. 습관과 훈련
1) 습관
2) 규율과 훈육
3) 접합의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