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 『싱고, 라고 불렀다』와 시툰 『詩누이』 등을 통해 소박하고도 서정적인 세계를 보여주었던 신미나의 첫 산문집 『다시 살아주세요』가 출간되었다. 신미나는 올여름,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묵묵히 이 책의 원고를 다듬었다. 무정하게 생명력이 뻗어가는 계절을 평소처럼 통과하면서도 이따금 느닷없이 닥쳐오는 슬픔을 맞이했다. 그럴 땐 가만히 웅크려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그리고 밤마다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의 안쪽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써 내려갔다.
이 다음에 슬픔은 평범한 얼굴로 찾아왔다. 조용한 조문객처럼. 새벽에 홀로 잠에서 깼을 때도. 과일 가게에서 자두를 만지작거리다 다시 내려놓는 노인을 볼 때도. 미술관에서 어떤 여자를 봤을 때도 왔다. 그 여자는 오래도록 한 그림만 바라보았다. _「책머리에」에서
『다시 살아주세요』는 4부로 이루어져 있다. 1~3부는 가족과 시인의 투병 이야기 등 보다 내밀한 글들을 묶었고, 4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따뜻하면서도 다정한 글들을 묶었다. 그리고 산문과 함께 짧은 소설 세 편과 언니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실었다. 신미나는 글을 쓰며 기억을 더듬고, 허구를 적극 차용하여 이야기를 더욱 확장시켰다. 시인의 자전적인 짧은 소설들을 읽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이야기’를 통해 애도를 하고, 삶을 다시 살아간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Contents
책머리에―작게 접은 자국
1 밤과 낮
당신의 마지막 악기
모양이 나쁘네요 1
옹고집전
최선의 영미
2 오르골 속의 자매들
짧은 소설―여우비
부라보콘의 맛
짧은 소설―밤은 지나가고 나는 노래하네
언니에게
3 큰불이 지나간 서늘한 동굴
모양이 나쁘네요 2
다리 위에서
짧은 소설―기분만 남은 꿈
4 눈 뜨고 꾸는 꿈
나의 식물시서植物時序
미나리를 좋아하세요?
달걀말이 인생론
담다디, 담다디, 담다디 다
소에 대하여
스승의 애호박
평범해도 괜찮아
엄마의 그릇
세모의 정경
약과 예찬
매일매일이 소풍은 아닐지라도
아버지의 돋보기
Author
신미나
1978년 충청남도 청양에서 태어났다.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를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이다.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시툰 『詩누이』 『안녕, 해태』(전3권) 등이 있다.
1978년 충청남도 청양에서 태어났다. 200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를 쓸 때는 ‘신미나’ 그림 그릴 때는 ‘싱고’이다.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 시툰 『詩누이』 『안녕, 해태』(전3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