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의 행태를 빗대 “빈대 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빈대’는 인류의 몸에 기생하는 혐오스러운 벌레로 인식된다. 실제로 빈대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밤에만 활동하며, 침실 속에 숨어 인간의 피를 빨아 먹는 성가신 곤충이다. 하지만 빈대는 바로 그런 습성 때문에 인류의 공포와 호기심을 자극하며 문명과 사유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이 책은 빈대와 인류의 공존과 불화에 관한 25만 년 역사를 조명한다. 빈대에 우연히 물린 사소한 경험에서 시작된 저자의 빈대 탐험은, 이 곤충이 종교와 철학, 문학과 예술, 문화와 생활양식 등 다방면에 걸쳐 인류에게 수많은 영감을 가져다 준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오늘날 화학 살충제를 발명해 빈대 없는 유토피아를 실현하려는 현대인들과 이에 맞서 새로운 진화를 감행하는 빈대의 도전을 소개하며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제시한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빈대에 물리다
1장 곤충계의 은둔자: 빈대란 어떤 곤충일까?
2장 몰락: 디디티와 빈대 대학살
3장 망각: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4장 귀환: 양날의 칼, 피레스로이드
5장 박멸: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빈대를 퇴치하라
6장 공포: 자다가 무언가에 물릴 때
7장 돈: 빈대 경제학의 골드러시
8장 기이한 발진: 여행의 심리적 대가
9장 종의 기원: 빈대 기원의 비밀을 밝혀라
글을 맺으며: 공포와 호기심과 기쁨
부록 1: 브룩 보렐의 빈대 가이드 / 부록 2: 빈대가 나오는 문학작품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참고문헌 / 사진 저작권 /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