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년의시작에서 정연희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 [불의 정원]이 2015년 5월 8일 발간되었다.
정연희 시인의 [불의 정원]은, 타오르는 불길 같은 시적 정념이 ‘유적(遺跡)’과 ‘주술’과 ‘상상’의 형식을 빌려 승화한 일대 도록(圖錄)이라 할 만하다. 시인은 오랜 시간 속에서 솟아오르는 단속적 풍경들에 자신의 시적 열정을 남김없이 바치고 있는데, 그것은 일차적으로 ‘시(詩)’를 통해 자신만의 선명한 기억들을 재현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명료한 질서(cosmos)보다는 활달한 혼돈(chaos)을 취하여 그것을 지난날의 기억 속에 배치하려는 시인의 욕망은, 일종의 유목적 감각에 의해 다채로운 이미지군(群)을 활달하게 배치하면서, 그녀의 시로 하여금 묵시(?示)적 이미지들로 전이하게끔 만들어 준다. 그래서 그녀 시편들은 평범한 환상 시편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양상을 가파른 실존의 원리로 탐색하고 표현하는 개성적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