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기해년도(1719년) 봉행의 매일기로 부산을 출발한 통신사가 쓰시마번의 후츄(府中)에 도착하는 6월 27일부터 해로-육로를 거쳐 에도에 들었다가, 다시 육로-해로를 거쳐 후츄에 도착해 후츄를 떠나는 12월 29일까지의 매일의 기록이 실려 있다. 다만, 왕로의 ‘오사카와 쿄토에서의 기록’은 현존하고 있지 않아 9월 4일부터 9월 11일까지의 기록은 누락되어 있다.
동일한 통신사의 여정을 기록한 글이지만 사행록과 쓰시마번의 종가문서(宗家文書)의 신사기록(信使記?) 봉행매일기(奉行?日記)는 단순히 조선과 일본이라는 상반된 관점에 따른 차이를 넘어, 기술 내용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번각을 시도한 봉행의 매일기는 통신사행을 호행하는 데에 있어 실무적인 책임을 졌던 인물로서 이 기록들은 온전히 통신사 전반에 관련된 직접적인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어, 통신사행의 상세한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일례로 통신사에게 보낸 물품들, 통신사원들과 일어난 각종 사건에 대한 상세한 경위, 정사에 기록에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 부사와 종사관의 모습 등은 물론이거니와 사행록에서는 찾을 수 없는 신분이 낮은 사행원들의 이름을 비롯하여, 마상재의 말을 사전 연습시키는 모습, 막부에 보낸 매가 남아서 이를 처리하는 모습, 일본 측 인사들이 조선의 의원을 찾는 모습, 신분이 낮은 자들의 숙소의 실정과 같이 사행록에는 찾을 수 없거나 한두 줄에 그치는 내용들이 자세히 실려 있어, 이들을 활용한다면 기존에 이루어져 온 통신사 연구의 큰 줄기에서 다양한 장르의 연구들이 시도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