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에서 1930년대에 식민지의 전지역에서 출몰한 소년문예단체는 한국 문학의 저변을 형성한 밑바탕이었다. 문학사에 서술된 것처럼 이름난 작가들이 문단을 만든 게 아니라, 무수한 무명의 작가들이 힘을 합쳐 문단을 이룬 것이다. 그들의 바쁜 움직임이 문학판을 만들었고, 출판 시장을 일으켜 세웠으며, 흐릿하게 다가선 근대성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 저력이다.
주권을 빼앗긴 나라에 태어났다는 업죄 때문에, 소년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기 내내 고통과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그 설움과 삶의 궤적은 현대사의 이면을 고스란히 증명하며, 문학을 매개로 근대의식을 내면화한 단면을 응축하고 있다. 이 책에는 1부에 소년문예운동의 전개 과정을, 2부에는 소년문예운동의 주변을 탐사한 글을 실어,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식민지 소년들의 문학세계와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