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후기 예제담론』은 전한 선제시대에서 애제시대에 이르는 예제의 담론을 분석한 것으로 김용천의 박사학위를 기초로 이후 발표한 몇 편의 논문을 더하여 수정·보완하여 재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종묘제와 입계대통한 황제의 생부 추존·입묘를 둘러싼 논쟁의 분석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시키고 있다.
전한시대의 담론은 예의 제도를 만들어가는 초기의 단계이기 때문에 이후 시기의 전례론에 비해 추상적인 면이 엿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제도의 원리나 그 원리의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측면까지 사유하면서 예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도 읽어낼 수 있다.
저자는 이 시기의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의례를 통해 사회·국가를 구성하고자 하는 ‘의례사회(儀禮社會)’론의 본질에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졌던 전한시대의 ‘예’에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