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과 전쟁기억』은 제1회 임종국상 학술부문 수상자인 김경현씨가 6·25전쟁기억에 대한 민중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사회사 책이다. 저자는 6·25전쟁의 단면을 이해하고자 하는 필요성에서 ‘사회학적 상상력’과 ‘생존전쟁’이란 프리즘으로 ‘진주’라는 지역사회와 민중들의 전쟁기억을 재구성했다. 저자는 전쟁의 주체인 국가 간의 ‘전쟁의 기원과 발발’보다 전쟁의 비주체인 시민 간의 ‘동원과 학살’을 규명함으로써, 생존이라는 차원에서 전쟁을 인식하는 지역과 민중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6·25전쟁이 갖는 시민전쟁으로서의 성격으로 인해 진주에서 전개된 생존전쟁의 양상은 민중의 삶과 죽음의 문제가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민중들은 전쟁이 일어나자 이념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피난을 시도했지만 학살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인민군 치하에서나 군경의 재수복 시기나 모두 생존만을 목표로 몸부림치는 동일한 적응 양태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전쟁이 가지는 특유의 비이성적 폭력성은 민중들을 폭력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주체가 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갔다.
저자는 역사 현장의 체험자인 민중들의 이야기와 각종 문헌자료를 토대로, 주요 사건 당사자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고 자신의 견해를 최소화함으로써, 당대인들의 주장을 통해 역사상을 유기적으로 재구성하고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6·25전쟁의 성격을 전쟁주체인 국가간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는 기존구 경향에서 벗어나, 타자적 존재이면서도 불가피하게 전쟁의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민중의 시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6·25전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는 책이다.
Contents
제1부 전쟁과 지역사회
1. 6·25전쟁과 생존전쟁
2. 진주지역과 연구자료
제2부 전쟁발발과 전선도시가 된 진주
1. 전쟁발발의 소식과 지역통제
1. 전쟁발발의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