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중에는 사람이 호랑이에게 피해를 입거나 호랑이를 혼쭐낸 이야기가 많습니다. 옛이야기 〈팥죽 할멈과 호랑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배고픈 호랑이가 꼬부랑 할머니를 잡아먹으려 하자, 할머니가 팥죽을 마음껏 먹게 해준다고 꼬드겨 호랑이를 혼내 준다는 내용이지요. 만약 호랑이가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뭐라고 할까요?
《팥죽 한 그릇》은 〈팥죽 할멈과 호랑이〉를 호랑이 시각에서 들려줍니다. 예닐곱 살 어린 호랑이는 산에서 꼬부랑 할머니를 만나 반가워서 인사를 했고, 너무 배가 고파 떡을 좀 달라고 부탁했다는 거죠. 호랑이는 떡을 얻어먹는 대신 할머니를 집까지 태워주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킵니다. 그 후 떡이 더 먹고 싶어진 호랑이는 할머니 집을 찾아갔고, 할머니는 동짓날 팥죽을 쒀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팥죽을 그냥 얻어먹기 미안해진 호랑이는 밭 매는 것을 도와줍니다. 밭 매는 게 익숙하지 않아 팥밭을 엉망으로 만들긴 했지만요.
반면 할머니는 팥죽을 쒀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막상 호랑이가 찾아오자 밤톨, 송곳, 동아줄, 멍석을 이용해 호랑이를 내쫓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