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할머니는 알프스 산 중턱에 있는 낡은 오두막에 살아요. 아기 돼지 에밀과 함께요. 할머니의 집은 마을에서 두 시간이나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게다가 몹시 가난해서 늘 먹을 것이 부족합니다. 여름에는 텃밭을 가꾸어 채소를 얻을 수도 있고 목장의 소젖을 슬쩍할 수도 있었지만, 겨울이 다가오면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빵 한조각이라도 생기면 돼지 에밀과 꼭 나눠 먹습니다. 에밀이 살이오르기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어느 날, 드디어 마르타 할머니는 에밀을 데리고 도살장이 있는 도시로 향합니다. 사람들에게는 사촌동생 카티네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얘기했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에밀은 신이 났구요.
아름다운 알프스 산을 배경으로 색연필로 그린 담백한 그림, 할머니와 돼지가 제각각 펼쳐내는 이야기 구조가 독특한 그림책입니다. 마르타 할머니는 정말 도살장을 향해 떠났던 걸까요? 돼지 에밀은 정말 할머니를 친구로 생각했을까요? 알쏭달쏭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알프스 산길을 따라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