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티슬라바, 그단스크, 류블랴나, 힐베르쉼, 리가, 리예카, 릴-메트로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유럽 도시들이다. 알고 보면 ‘비범한’ 이들 변방의 도시는 역사의 변곡점마다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유럽사의 중심에서 비껴간 빛나는 조연 도시가 갖는 서사를 음미하는 것과 더불어, 저자의 진중한 시선을 따라가면 자연스레 공간의 매력에 빠져든다. 생소한 지명만큼이나 도시가 품어내는 상징성과 이어지는 유별난 콘텐츠는 깊다.
류블랴나를 지중해의 신전으로 만들고자 했던 ‘슬로베니아의 가우디’ 요제 플레츠니크, 네덜란드 힐베르쉼에 평생을 바친 빌럼 마리누스 두독, 리예카의 여성 건축가 나다 실로비치와 아다 펠리체 로시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경계를 오간 릴-메트로폴의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까지. 저자는 도시 이면에 켜켜이 쌓인 건축가들의 이야기들과 그들이 지닌 문화적 감수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끄집어낸다. 어디서도 쉽게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건축가들의 건축세계와 그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공간은 새로움을 향한 우리의 갈증을 해소해 준다.
Contents
작가의 말 4
1부. 소설이 된 도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뚜렷하게 남은 두 개의 시간
오래된 젊은 수도 : 브라티슬라바 21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성 마틴 대성당에서 미카엘문으로 25
공산주의 건축을 마주하다 : 라디오 빌딩과 에스엔페 다리 34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구도심 위에 그린 자유 42
회색빛 스케치북 : 파넬라크의 미래는? 48
폴란드, 그단스크
-다시 쌓아 올린 옛 기억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 63
도시가 소설이 될 수 있는 이유 : 그단스크 재건 사업 69
건물이 왜 반쪽밖에 없죠? : 모트와바강 크레인 80
함께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 : 성 캐서린 성당 87
먼저 간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 : 잃어버린 묘지를 위한 묘지 94
2부. 안목과 애정이 깃들면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한 사람의 의지가 바꾼 도시
이야기의 시작 : 프레셰렌 광장 111
류블랴나의 가우디 : 요제 플레츠니크 120
깨달음의 빛으로 조금씩 : 슬로베니아 국립 대학 도서관 124
다시 지킨 약속 : 류블랴니차강을 따라서 134
안목과 애정이 깃들다 : 삼중교와 마켓홀 140
네덜란드, 힐베르쉼
-독특한 건축의 향기
근현대 건축의 심장 : 네덜란드 그리고 힐베르쉼 155
힐베르쉼을 쌓은 건축가 : 빌럼 마리누스 두독 159
저게 가능했다고? 백 년 전에? : 햇빛요양원 172
데이터가 공간이 될 때 : 빌라 브이피알오 180
라트비아, 리가
아르누보의 도시
라트비아의 중심 : 검은 머리 전당과 성 베드로 성당 195
백 년 전으로 타임슬립 : 알베르타 거리 202
도심 속 여유를 즐기다 : 바스티온 언덕 공원 210
전쟁의 증거에서 삶의 동력으로 : 리가 중앙 시장 219
강 건너의 딜레마 : 라트비아 국립 도서관 224
3부. 비로소 열린 내일
크로아티아, 리예카
-버려진 가까운 과거
가까운 과거가 남긴 흔적들 : 리예카 243
황금 시대의 상징 : 리예카 종이 공장 249
두 여성 건축가 : 아다 펠리체 로시치 & 나다 실로비치 262
제2의 함부르크가 될 수 있을까? : 항구 도시의 유산 272
프랑스, 릴?메트로폴
-예술이 스미다
더하기의 도시 : 오드프랑스 릴 285
촉촉한 전시장 : 라 피신 미술관 290
조금 다른 모더니즘 : 빌라 캬브후아 303
루브르 박물관이 또 있었어? : 랑스 루브르 316
도시 산책 330
추천의 글 344
참고 문헌 348
사진 출처 350
Author
고건수
건축가. 소박하고 알려지지 않은 것에 유독 관심을 둔다. 서울에서 태어나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자연스레 회색빛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공간적 감수성이 내면에 자리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 감각을,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교(TU Delft)에서 실용적이고 공학적 완성도가 높은 건축을 배웠다. 현재는 정동길에 자리한 EUS+ 건축사사무소에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공간이 건강한 풍경으로 오래 남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하며, 다음 세대 건축가들과 함께 미래 공간을 그려보고 있다. 공간문화대상 대상(2020), 공공건축상 최우수상(2020)을 수상했다.
건축가. 소박하고 알려지지 않은 것에 유독 관심을 둔다. 서울에서 태어나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자연스레 회색빛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공간적 감수성이 내면에 자리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 감각을,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교(TU Delft)에서 실용적이고 공학적 완성도가 높은 건축을 배웠다. 현재는 정동길에 자리한 EUS+ 건축사사무소에서 우리 주변의 평범한 공간이 건강한 풍경으로 오래 남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하며, 다음 세대 건축가들과 함께 미래 공간을 그려보고 있다. 공간문화대상 대상(2020), 공공건축상 최우수상(2020)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