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여, 사실을 말하라! 이름을 밝혀라!
언론탄압과 자기 검열의 유령, 한국 신문에 뿌리 박은 피동형과 익명 표현을 고발한다!
저널리즘의 제1 원칙은 ‘진실의 추구’다. 이를 위해 외면해서는 안 되는 필수 조건이 있다. 바로 객관보도다. 기자가 비객관보도를 할 때, 그 보도 문장은 몇 가지 특징적인 표현양식을 띤다. 그중 오늘날 한국 언론의 객관보도를 해치는 ‘주범’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바로 무주체 피동형 표현이다. ‘~인 것으로 판단된다’, ‘ ~로 이해된다’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1980년대 기자들은 주로 정치권력의 ‘사실’에 대해 정확성과 공정성, 객관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쓸 때 자주 피동형 표현을 쓰곤 했다. 그런데 독재 권력을 미화할 일이 없는 오늘날에도, 기자들은 당시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습관적으로 피동형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피동형 문장은 사설이나 해설·칼럼뿐 아니라 사실을 직접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졌다.
기자들이 권력을 미화하면서 피동형 뒤로 숨었던 것은 차마 버리지 못한 기자의 양심에서 나온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피동형 문체는 곧 부끄러움에서 나온 문체인 셈. 그 발로가 무엇이었든, 피동형 표현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비단 ‘우리말 바로 쓰기’를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기자로서 지켜야 할 ‘글의 도리’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언론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채 그 음험한 ‘문체의 유산’을 남겼고, 이는 객관보도의 회복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 저널리즘의 발목을 여전히 붙잡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피동형과 익명의 사슬’을 끊어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피동형과 익명이 암약하는 신문 기사의 오염 실태를 고발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문장의 실제 사례를 낱낱이 찾아내 바로잡는다. 이로써, 현직 기자는 물론 저널리스트의 길에 들어서려는 이들에게 올바른 보도 문장 작성의 방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피동형과 익명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바람직한 기사문과 유명 문장가들의 칼럼을 소개하여, 오늘날 한국 보도 기사 문장의 절망적 풍경 속에 숨은 한 줄기 빛을 발견해내고 있다.
Contents
들어가며_ 피동형 저널리즘을 고발한다
1부_ 정치권력은 문체를 바꾸고
1. 1980년 풍경 하나
2. 풍경 속의 나
3. 풍경의 배후
4. 언론 통제와 조종의 일상화
5. 언론 무덤에서 활짝 핀 피동형 표현
1981년 말단 기자 시절의 고백_ 인권은 없고 수권은 있다?
2부_ 피동의 시대 피동의 문체
1. 80년대 권력과 피동 표현
2. 친군부 ‘소신파’ 기자들은 능동형 표현으로
3. 사실부터 말하라―우선 객관보도를
4. 객관보도의 이면 발표주의와 팩트주의
5. 객관보도 표현의 적들, 피동형과 익명
6. 객관보도를 해치는 표현의 ‘종범’들
7. 추측성과 경향성, ‘사실’을 흔든다
8. 분단 저널리즘, 충돌하는 ‘사실과 의견’
9. 객관보도를 지키는 그물망
그들은 피동형을 쓰지 않는다 1_ 피동형을 쓰지 않는 기자들
3부_ 피동과 익명의 얼굴
1. 탄압·피동 시대가 갔는데도
2. 더 깊어가는 피동 의존증
3. 지역주의, 경향성의 극치
4. 어떤 기사가 단골?
5. 인사 예고 기사
6. 수사 속보
7. 정치 및 경제 해설 기사
8. 국제 기사
그들은 피동형을 쓰지 않는다 2_ 문장가는 피동형을 싫어한다
4부_ 피동형의 정체
1. 동·서양 글쓰기 계명 “피동형 줄여라”
2. 우리말 피동형의 DNA
3. 피동형 바꾸기 원칙
4. 너도 나도 잘 틀리는 피동형 표현
5. 피동형을 위한 변명
그들은 피동형을 쓰지 않는다 3_ 개화기·근대 신문
5부_ 한국 일간지 피동형과 익명 남용 실태
1. 실태를 분석하면서
2. 5개 종합 일간지 하루치 지면 분석표
1) 5개 신문 1개 면당 평균 피동형과 익명 수
2) 5개 신문 지면별 피동형·익명 수
3. 지면 분석 결과를 보니
1) 피동형 많은 수사 속보·정치·경제·국제 기사
2) 피동형, 어떤 표현들인가
3) 피동형 많은 신문 순위는
4) 익명이 많은 신문은
5) 피동형 적게 쓰는 스포츠 분야
6) 피동형 많은 기사는 익명도 많아
7) 피동형 많은 기사, 간접인용문과 간접인용서술도 많다
8) 스트레이트 기사도 장악한 의견성 표현들
9) 북한 관련 기사에 피동형·익명·간접문 모두 많아
10) 국제면과 경제면, 피동형 많고 익명은 적어
11) 기자 개인 차이 커, 기본 갖추면 피동형도 적다
12) 연륜 많은 필진, 피동형 적게 쓴다
13) 교수도 교수 나름, 문장 천차만별
14) 피동형도 익명도 습관성, 교육이 문제
4. ‘수동태 원조’ 미·일 신문을 따라잡는 한국 신문
5. 지상파 방송 뉴스에 넘치는 피동형과 익명
그들은 피동형을 쓰지 않는다 4_ 성경, 예나 지금이나 능동형 번역
나가며 _ 미디어 격변기, 공공 언어를 다시 생각한다
1. 언론의 ‘크고도 큰’ 책임
2. 국어, 문화가 꽃피는 토양
참고 문헌
Author
김지영
전 경향신문 편집인 경향신문사 편집국장·편집인을 역임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 EBS 이사, 한국신문윤리위원, 가톨릭언론인협의회장 직을 거쳤으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과 동국대 등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했다. 저서 『피동형기자들』 (2011, 효형출판)이 있다.
전 경향신문 편집인 경향신문사 편집국장·편집인을 역임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이사, EBS 이사, 한국신문윤리위원, 가톨릭언론인협의회장 직을 거쳤으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과 동국대 등에서 저널리즘을 강의했다. 저서 『피동형기자들』 (2011, 효형출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