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하게 태어나는 인간은 이렇듯 내 입에 밥을 넣어주는 부모의 노동과 보살핌으로 쑥쑥 자라나고 스스로 제 몫의 밥값을 하고자 분투한다. 생활인이 되어 누군가의 밥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다 밥그릇 싸움을 벌이기도 하며, 나와 가족의 밥뿐만 아니라 이웃의 밥까지 챙기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기도 한다. 내 안의 생명을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가 또 다른 생명을 키우는 씨앗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생존의 밥, 사랑과 희생의 밥, 노동의 밥, 권력다툼의 밥, 나눔의 밥, 살림과 자연의 밥……. ‘밥’이라는 한 글자에는 먹고사는 존재로서의 인간 서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 교양서 『세상을 담은 밥 한 그릇』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조건, '먹는다'는 행위를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성찰한 결과물이다. 주영하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국제통상전문가 송기호 변호사, 자연요리가 문성희, 문학평론가 이명원, 길담서원 대표 박성준, 국어교사 정대영,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일곱 명의 저자들은 다르듯 비슷한 듯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고 청소년을 만난다.
밥은 날마다 먹어야 한다. 우리는 생명이기에 먹지 않고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옛날 옛적 초기 인류는 먹기 위한 재료를 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음식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잘 모른다. 먹는다는 행위에 권력의 문제가 얽혀 있다는 사실도 잊기 쉽다. 우리의 생명줄이지만 너무나 익숙해서 그 숨은 의미를 놓치기 쉬운 ‘밥’이라는 한 글자 주제말로 나는 누구인지 세상은 어떤 맛인지 확인해보자.
Contents
머리말
1. 밥에 숨겨진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 _주영하
밥이란 무엇인가
왜 밥+국+반찬으로 먹을까?
한국식 패스트푸드, 비빔밥과 국밥
입식 문화권, 분식 문화권
벼가 좋아하는 기후
조선 후기에 모내기 금지령을 내린 이유
쌀밥을 먹기 위한 욕구가 역사를 만들었다
일본쌀 품종, 조선에 건너오다
해방 이후 쌀의 역사
한국적인 것의 오해와 진실
당신이 생각하는 착한 밥과 나쁜 밥
2. 식량자급도 26%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 _송기호
26% VS 74%
식량자급도 26%가 의미하는 것
우리의 입맛을 길들이는 식품법
우리를 위한, 우리에 의한 먹을거리가 없다?
내려가는 식량자급도를 잡아라
착한 농부, 착한 소비자
3. 자연에 밥을 주듯, 내 몸에 밥을 주자 _문성희
나는 태어나기 전에 어디에 있었을까?
나를 만들어준 자연에 감사합니다
내가 먹은 것이 바로 나!
왜 신토불이, 로컬푸드인가?
껍질, 뿌리, 씨앗의 생명력
붉은색, 황색, 흰색, 검정색, 녹색! 다섯 가지 오방색이 살아 있는 음식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밥상
4. 육체를 살찌우는 밥, 영혼을 살찌우는 밥 _이명원
조선, 일본, 중국의 근대문학이 남긴 것
생존에 결박되어 있는 사람들
루쉰, ‘영혼 없는 몸’을 보다
반대보다 무서운 침묵
희망을 말살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밥을 위해 피를 파는 아버지, 허삼관 이야기
자기보존을 위한 피, 타인을 위한 피
여전히 끝나지 않는 밥 이야기
5.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밥에 관한 철학적 성찰 _박성준
평화의 밥 철학
물질의 의미를 넘어선 밥의 의미, 전태일의 인간선언
이 사람을 보라, 작은 예수 전태일
창자로 생각하는 사랑, 케테 콜비츠와 아이들
철학소년의 어린 시절
밥과 플라톤, 밥과 마르크스
테카르트, 오르테가, 철학소년
6. 모두가 잘 먹고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_정대영
기아란 무엇일까
먹을 곡식이 줄어들고 있다
불안한 정치 상황, 심각해지는 기아 문제
타인의 고통에 미소 짓는 자들, 거대 농식품기업
모든 부조리의 근원, 신자유주의
북한의 기아 문제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각
대안을 찾아서
타인의 아픔을 상상하기
아는 대로, 깨달은 대로 살기
7. 내가 선택한 밥상이 세상을 바꾼다면? _김은진
바로 이거야, 농업!
밥+채소+콩 : 전통적인 우리 밥상
고기와 우유를 먹어야 키가 크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자각하다
전 세계가 미국과 거래하게 만드는 가트 체제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자유무역, 그 뒤에 숨은 함정
농산품, 자유무역시장을 ‘자유롭게’ 오가다
가공식품 전성시대
기업이 지배하는 우리 집 식탁
식품첨가물의 미션 ① : 유통기한을 늘려라!
식품첨가물의 미션 ② : 소비자의 눈과 코와 혀를 유혹해라!
우리가 몰랐던 식품첨가물의 진실
가공식품 줄이고 발효식품 먹기
껍질째 먹기
잡곡 먹기
사계절 자연이 준 밥상
세상을 바꾸는 선택
Author
주영하,송기호,문성희,이명원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 한국 음식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음식의 역사와 문화가 지닌 세계사적 맥락을 살피는 연구를 하고 있다. 마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1998년 중국 중앙민족대학교 민족학·사회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민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장서각 관장을 맡고 있다. 2007~2008년 일본 가고시마대학교 심층문화학과, 2017~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음식전쟁 문화전쟁》, 《차폰 잔폰 짬뽕》, 《음식 인문학》, 《식탁 위의 한국사》, 《장수한 영조의 식생활》, 《밥상을 차리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조선의 미식가들》, 《백년식사》, 《음식을 공부합니다》, 《한국인, 무엇을 먹고 살았나》(공저), 《조선 지식인이 읽은 요리책》(공저), 《음식 구술사》(공저) 등을 쓰고, 《중국 음식 문화사》를 우리말로 옮겼다.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 시리즈(총 10권)를 감수하고 한국어판 특집글을 썼으며,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를 감수하고 해제했다.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 한국 음식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음식의 역사와 문화가 지닌 세계사적 맥락을 살피는 연구를 하고 있다. 마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1998년 중국 중앙민족대학교 민족학·사회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민족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장서각 관장을 맡고 있다. 2007~2008년 일본 가고시마대학교 심층문화학과, 2017~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아시아학과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음식전쟁 문화전쟁》, 《차폰 잔폰 짬뽕》, 《음식 인문학》, 《식탁 위의 한국사》, 《장수한 영조의 식생활》, 《밥상을 차리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조선의 미식가들》, 《백년식사》, 《음식을 공부합니다》, 《한국인, 무엇을 먹고 살았나》(공저), 《조선 지식인이 읽은 요리책》(공저), 《음식 구술사》(공저) 등을 쓰고, 《중국 음식 문화사》를 우리말로 옮겼다.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 시리즈(총 10권)를 감수하고 한국어판 특집글을 썼으며, 《옥스퍼드 음식의 역사》를 감수하고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