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들의 비밀집단 부르바키

1930년대 ‘새로운 수학’을 건설하고자 모인 프랑스 수학자들의 비밀집단, '부르바키'의 탄생과 명성을 다룬 책. 세계적인 수학자로 이름이 높은 앙드레 베유를 비롯하여 앙리 카르탕, 클로드 슈발레, 장 델사르트,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메달을 받은 로랑 슈바르츠 등 명석하고 개성이 뚜렷한 수학자들로 구성된 이 모임은 7천 쪽이 넘는 『수학원론』 25권을 집필했다.

전성기였던 1950-70년대에는 수학 교재를 펴내는 일 외에 수학에 대한 꿈과 사상을 전파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1947년 12월부터 한 해에 세 번씩, 주말에 다양한 강연자의 주제발표를 듣고자 수학자 2백여 명이 파리에 모이는 ‘부르바키 강연회’를 열었으며, 이 강연회는 1999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출범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 부르바키 명성은 점점 퇴색되고 있다. 반복적인 교재 집필 작업으로 지쳤을 수도 있고, 갈수록 관계의 긴장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한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해야 할 일은 많이 늘어났지만 멤버들의 시간이 부족한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부르바키는 수학사에 길이 남을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부르바키의 명성, 그리고 그들의 빛과 그림자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부르바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