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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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04/06/25
Pages/Weight/Size 152*217*20mm
ISBN 9788958200109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중국 풍자만화의 창시자, 펑쯔카이의 글과 그림을 모아 엮은 산문집. 특유의 담백함이 돋보이는 풍자만화와 삶의 오묘한 이치를 노래한 산문을 함께 실었다. 냉정하고 꼿꼿한 글쓰기로 민중을 이끌었던 루쉰의 글과는 달리 낭만과 서정이 배어있는 이 산문집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기쁨과 원망, 후회, 아픔 등의 감정을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로 그려낸다.

이 책의 특징은 쉽게 읽히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이다. 소재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면서 흔히 겪는 일들을 다루되, 쉽게 지나쳐 버리기 쉬운 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쉬우면서도 의미심장하고, 담백하면서도 섬세하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의 추억, 학창 시절 어렵게 독학하던 일, 우연히 사범학교에 들어가 교사가 되어 분수에 없는 교사가 된 일, 스승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 등등.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그의 글은 그만큼 솔직하다. 또한 자기 삶을 더욱 곧추세우려는 지식인의 눈물겨운 노력이 행간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그의 글이기도 하다. 그 안에는 깊은 철학적 이치가 담겨 있을뿐더러 일제 침략의 모진 세월을 묵묵히 견뎌낸 작가의 아픔과 고뇌도 묻어난다.

자신이 직접 네 아이를 기르면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쓴 글들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아이들을 닮고 싶어했던 작가의 글들은 때로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오를 만큼 익살스럽고 기지가 넘친다.「나의 아이들에서」에서 작가는 “어른에 비하면 너희 창조력은 참으로 너무나 왕성하지. 잔잔! 너는 아직 키가 의자의 반도 안 닿으면서 늘 의자를 옮기려고 하다가 함께 나동그라지고, 차 한 잔을 고이 가져다 서랍 속에 보관하려 하고, 공이 벽에서 멈추게 해달라고 하고, 기차 꼬리를 붙잡으려 하고, 달님이 나오게 해달라고 하고, 하늘에서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하고…….” 하고 동심을 예찬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걸핏하면 ‘자연으로 돌아가자!’ ‘생활의 예술화!’ ‘노동의 예술화!’ 이런 것들을 부르짖지만, 너희들 앞에서 참으로 너무나 추할 뿐이구나!” 하고 부끄러움을 토로한다. 또 「아버지 노릇」에서는 “이처럼 천진난만하고 광명정대한 봄 풍경 속에서 ‘좋은 것을 봐도 좋다고 하면 안 되고, 갖고 싶어도 갖고 싶다고 한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아버지가 서 있을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고 한탄한다.

중국의 서정적인 산문과 만화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기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