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간척에는 늘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습니다. 한국 최대의 갯벌, 단군 이래 최대 공사, 세계 최대 방조제(33km), 그리고 최대 규모의 반대운동. 2006년 봄의 끝물막이 공사는 15년에 걸친 기나긴 싸움의 비극적 종지부였고, 이후 새만금에서는 세인들의 망각을 틈탄 '사상 최대의 환경파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처참한 현장을 묵묵히 발로 훑어 온 작은 순례 행렬이 있습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 교사 모임(환생교)’에서 2003년부터 진행해 온 ‘새만금 바닷길 걷기’가 바로 그것이지요. 방조제 양끝 지점인 군산 비응도에서 부안 해창까지 180여 km의 해안을 1주일간 걷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입니다.
이 책의 글쓴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5년부터 고3인 올해까지 매년 새만금을 걸으며 생명의 갯벌이 죽음의 사막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듣고 느껴 왔습니다. 『소년, 갯벌에서 길을 묻다』는 7년 동안 바닷길 위에서 겪었던 기쁨과 슬픔, 안타까움과 감동이 오롯이 담긴 청소년 생태 에세이입니다. 1천2백km가 넘는 거리를 두 발로 누빈 순례자의 생생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여느 환경도서들이 빠지기 쉬운 당위론이나 상투성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Contents
추천사 - 아이들이 생명의 갯벌입니다 (문규현 신부)
프롤로그 - 그 길 위에 생명들이 있었다
1장 한 걸음 또 한 걸음
새만금의 모든 길들 1
바닷길 위에서 보낸 시간들
새만금의 모든 길들 2
새만금의 모든 길들 3
우리들의 노래
모람모람 걷자!
2장 닫힌 바다, 마른 갯벌
내 마음의 천국, 살금갯벌
뭣 땜에 바다를 막냐 이거여!
기억 속의 들꽃, 만경강 다리
염전 이야기
조개들 사라진 거전갯벌
명품 도시보다 일품 갯벌
거북이 섬 이야기
고구마 밭이 되어 버린 백합 밭
바다는 막고 산은 허물고
사람은 자연을 이길 수 없다
방조제 밖까지 밀려온 재앙
3장 새만금에 깃든 생명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
도요 도요 도요새 도와 달라 외치네
짝짝이 집게 농게
날아라 짱뚱어
갯벌에 사는 백로 황로들
캐도 캐도 끝이 없던 조개들
염습지를 수놓은 염생식물들
갈대밭으로 변한 염습지에서
4장 퍽퍽해진 갯살림
유령 포구가 될 하제항
어민들을 위한 변명
어부로 살고 싶다
마구잡이 조개잡이
쓰레기장으로 내몰린 갯사람들
5장 슬픔, 그리고 희망
눈을 부릅뜬 해창의 장승들
생명들을 껴안은 삼보일배
새만금 막히던 날
새만금 갯벌과 하나 된 운명
시민들의 눈!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사라진 것들과 남은 것들
살아 줘서 고마워! 농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