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세대는 없다

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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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2/02/28
ISBN 9788957694947
Categories 사회 정치 > 사회학
Description
문제는 ‘세대 간 불평등’이 아니라
‘세대 내 불평등’이다!

세대선정주의: ‘기득권 기성세대’ vs ‘불안정 청년세대’


역대 그 어떤 선거와도 달리, 유독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온갖 ‘세대’가 호출되고 수다한 ‘세대담론’이 쏟아졌다. 이는 물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대해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그중 특히 많이 불려나온 두 특정 세대(586/86 ‘기성세대’, 2030/MZ ‘청년세대’)는 서로 뒤얽히면서 ‘운빨 좋은 기성세대의 사다리 걷어차기와 그에 희생되는 청년세대’ 같은 유의 프레임까지 만들어졌다. 관련한 언론 기사 제목들만 봐도「불평등사회, 86세대에 책임을 묻다」「86세대 기득권 이제 양보해야 할 때」「586과 민노총 결탁, 젊은 세대 비정규직 내몰아」「청년들 힘든 삶에 책임지지 않는 586세대의 위선」「민주화세대, 86세대의 집합적 부도덕과 윤리 파탄」… 대개 이런 식이다.

그렇다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끼여 스물네 살 비정규 노동자 김용균씨가,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스물세 살 알바생 이선호씨가 사망했을 때, 이런 안타까운 청년들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그 책임을 ‘기성세대’에게 묻게 되는 건 자연스런 수순인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런 세대담론의 가해-피해 대립항은 뭔가 이상하다. 김용균씨의 어머니도 노동자이며, 이선호씨의 아버지도 아들과 같은 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로, 이들이 이른바 그 기성세대 아닌가. 한국의 산재사망자는 해마다 2000명을 웃도는데, 그 70%가 나이 50대 이상의 노동자로, 바로 그 기성세대다. 최악의 산재사망률을 보이는 한국의 현실이 특정 세대만의 고통이 아닐진대, 그렇게 세대불평등론으로 불려나오는 순간 중년과 노년의 마찬가지 고통은 주목되고 포착되어야 할 삶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만다.

청년들의 어려움을 말하기 위해 다른 세대의 인생이 짊어진 무게를 폄훼하거나 심지어 기득권층으로 만들 필요는 없으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가해자 세대와 피해자 세대, 착취하는 세대와 착취당하는 세대, 운좋은 세대와 불운한 세대를 나누는 일은 경험적으로 사실이 아닐뿐더러 정책적으로 무익하고, 윤리적으로도 문제적이다. -본문 352쪽
Contents
머리말

시작하며/ 현실 직시의 방해물들

제1장 세대, 무엇이 문제인가?

1절 ‘세대’에 관한 의문
2절 갈등사회 한국의 세대 갈등
3절 세대담론의 폭발이라는 ‘현상’
4절 어떻게 세대문제에 접근할 것인가?

제2장 불평등 시대의 청년

1절 ‘청년’이 논쟁적 개념인 이유
2절 누가 ‘청년’을 대표하는가?
3절 청년세대의 경제적 양극화
4절 계층으로 갈라진 인식세계

제3장 기성세대는 기득권층인가?

1절 ‘586세대’, 누구를 가리키나?
2절 기성세대 다수는 고졸 노동자
3절 그 때도 청년기에 양극화가 시작됐다
4절 중년의 계층화된 불안과 죽음

제4장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의 세대 구성

1절 변화하는 계급구조 속의 세대들
2절 젊은 부동산 부자들
3절 정치권 ‘고인물’은 왜 고였나?

제5장 누가 왜 ‘청년’을 말하는가?

1절 정치적 각축장이 된 청년담론
2절 어느 청년의 공정인가?
3절 ‘MZ세대’ 담론의 정치적 유래와 상업화
4절 ‘X세대’와 ‘신세대’ 담론의 생애

제6장 정치담론과 세대담론의 융합

1절 세대 혐오담론이 된 ‘586세대’
2절 정치의 세대화, 세대의 정치화
3절 정치적 세대담론의 서사들

제7장 한국 정치의 역동과 세대

1절 젊은 민주주의의 열정
2절 출렁이는 세대 균열
3절 ‘2030’ 유권자는 어디로 가는가?
4절 ‘청년노동자’와 ‘이대남’, 두 정체성의 정치

맺으며/ 대립의 담론이 지워버린 현실의 삶들
Author
신진욱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05년부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베를린자유대와 오스트리아 그라츠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알렉산더 폰 훔볼트 펠로우, 한국사회정책학회 부회장, DAAD독일유럽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민주주의, 정치담론, 사회운동, 불평등과 복지정치 등의 연구 분야에서 10여 권의 저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근대화와 시민사회』, 『시민』,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공저), 『한국에서 불평등 심화와 그 영향』(공저),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공저) 등이 있다. 최근에는 불평등의 정치적 원인과 결과, 사회적 약자의 임파워먼트, 21세기 사회운동과 거버넌스 변화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2005년부터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베를린자유대와 오스트리아 그라츠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알렉산더 폰 훔볼트 펠로우, 한국사회정책학회 부회장, DAAD독일유럽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민주주의, 정치담론, 사회운동, 불평등과 복지정치 등의 연구 분야에서 10여 권의 저서와 70여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근대화와 시민사회』, 『시민』, 『다중격차,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공저), 『한국에서 불평등 심화와 그 영향』(공저),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공저) 등이 있다. 최근에는 불평등의 정치적 원인과 결과, 사회적 약자의 임파워먼트, 21세기 사회운동과 거버넌스 변화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