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어른’ 운운하는 유의 말이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어른’이라 쓰면 ‘꼰대’라고 읽히는 시절 아닌가. ‘아재’에서 ‘틀딱’까지 조롱만 면해도 다행이다 싶을 판인데, “50대 이상의 장년층”에다 “소신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좀처럼 자기 고집을 꺾지 않는 사람들”이자 “자기 경험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독백이 가득하고 자기 자랑이 넘쳐나며 ‘라때~’ 스토리도 한 보따리”인 13인과의 인터뷰집이라니. ‘어른이 없는 시대’를 ‘꼰대들의 행진’으로 메울 요량이 아닐진대, 웬 뜬금없는 책일까?
책을 열어 만나본 면면은 나이듦이 완성을 향해가는 과정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수 최백호, 이제 한국 사회도 남성학·남성운동이 있어야 한다는 오한숙희 (사)누구나 이사장, 기부와 나눔도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실패 중독의 운명을 새로 개척해가는 명리학자 강헌, 실패를 권유하는 노벨상 후보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여성·시민운동이 자신을 살렸다는 윤정숙 녹색연합 상임대표, 해맑은 예술후원의 수줍은 기업가 김판수 (주)호진플라텍 회장, 약육강식의 제도화만큼은 막겠다고 나선 작가 김훈, 가슴에 묻은 아들이 남긴 숙제를 감당하겠다는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4.3을 알고 다시 작은 자들의 주교로 발언하는 강우일 전 제주교구장, 의료운동가의 질문지 받아든 병원사업가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내 생애 봄날은 바로 지금이라는 방송인 송해, 『샘터』제2막 도전에 나선 발행인 김성구 들이다. 한결같이 파란만장, 우여곡절, 생사기로 같은 단어들로 점철된 사연들이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위인전도, 인간승리 스토리도 아니다.
Contents
│최백호│
내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12
아흔에는 아흔의 호흡으로 노래하면 된다
│오한숙희│
마이너리티 감수성으로 보는 세상 38
세상에 속지 않고 세상에 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
달리기를 좋아한다. 서울대에서 서양사를 공부했고, 1991년부터 SBS 기자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써서 일하는 사람들,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견디며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SBS 온라인 사이트에 ‘그 사람’이란 타이틀로 연재중이다. 역사 속에서 잊히고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봉인된 역사 -대장촌의 일본인 지주들과 조선 농민』(2017),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2019)를 썼다.
달리기를 좋아한다. 서울대에서 서양사를 공부했고, 1991년부터 SBS 기자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써서 일하는 사람들,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견디며 자기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을 SBS 온라인 사이트에 ‘그 사람’이란 타이틀로 연재중이다. 역사 속에서 잊히고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봉인된 역사 -대장촌의 일본인 지주들과 조선 농민』(2017), 『다산, 자네에게 믿는 일이란 무엇인가』(2019)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