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주식회사 제도, 화폐 제도, 은행업이 사실은 모순과 불합리 위에서 굴러가고 있는 거라면? 그런 본질적 모순이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근본적 결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이 책은 현대 경제 시스템의 기원(基源)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하여 지금 우리가 당연시하는 것들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보게끔 한다.
반복되는 국제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회의와 그 대안에 대한 요구가 생긴 지도 오래지만, 현실은 그저 몇 가지 부분적 수정과 땜질식 처방에 그칠 뿐 근본문제를 붙들고 새로운 시스템을 고민하는 큰 그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학이든 경제학이든 사회학이든 미시적 현상 분석이나 기술적이고 부분적인 연구에만 치우쳐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철학·역사·정치학을 아우르는 학제적 접근법을 통해 ‘큰 체제적 질문’에 도전하고 있다. 근시안적인 계량주의와 실증주의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다시 사유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 핵심은 주식회사, 금융제도, 대의제라는 세 범주를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라는 개념으로 관통해내는 데 있다.
Contents
머리말 현대 경제체제의 뿌리를 찾아서
1 주식회사의 본질
1. 주주와 회사의 무책임성
2.재산권과 계약권
3. 회사의 본질: 신탁이 확장된 것
4.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 역사
5. 소결: 개혁 방안
2 현대 금융의 기원
1. 왜 요구불 예금의 성격을 탐구할 필요가 있는가?
2. 현대 금융의 탄생: 재산권과 채권의 이종교배
2-1 금세공업자가 발행한 것은 약속어음인가 예금증서인가?
2-2 예금업과 대부업의 이종교배 그리고 그 비합리성
3. 요구불 은행권은 어떻게 화폐가 되었는가?
3-1 화폐와 신용은 다르다
3-2 요구불 은행권은 어떻게 화폐가 되었는가?
4. 사기인가 아닌가?
5. 유저리인가 투자인가?
6. 현대 금융의 탄생 배경과 동기
6-1 경제적 필요성인가?
6-2 현대 금융의 본질은 신탁이다
7. 소결: 자원배분의 왜곡과 금융위기
3 현대 금융의 본질
1. 금융과 페르소나
2. 페르소나와 재산: 근대적 인격 개념의 탄생
2-1 근대적 주체, 배타적 재산권, 그리고 채권
2-2 이종교배의 취약성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는가?
2-3 집단인격의 탄생과 근대 금융
3. 신탁의 정치학: 독립적 집단인격, 국채, 그리고 대의제
3-1 신탁의 정치학
3-2 신탁으로서의 대의제
5. 소결: 현대 금융의 필요 요건으로서의 인격-재산의 존재론
4 21세기 국제금융위기의 본질
1. 왜 재산권 개념의 복원이 필요한가?
2. 미국 금융체제: 은행, 머니마켓펀드, 레포 간의 관계
3. 유동성 증가 기법: 채권의 재산권화
3-1 머니마켓펀드
3-2 레포
4. 소결: 새로운 금융위기 해법이 필요하다
5 신용경제, 화폐경제, 그리고 자본주의 화폐경제
1. 모든 경제는 화폐경제인가?
2.신용경제와 화폐경제: 부채청산의 정치학
3.자본주의 화폐경제
4. 잉햄의 오류
5. 소결: 화폐경제의 위험성
6 기본자산제: 공정한 사회를 위한 정책
1. 왜 기본자산제가 필요한가?
2. 기본자산제의 개념, 역사 그리고 철학
2-1 플라톤과 기본자산제
2-2 정전제와 기본자산제
2-3 기본자산제, 기본소득제, 그리고 사회적 지분제도
2-4 기본자산제와 재산권
2-5 기본자산제와 재산 소유적 민주주의
3. 기본자산제의 실현 방안
3-1 사회적 상속
3-2 기본자산제와 채무변제 의무
3-3 생산적 활용의 의무: 협동조합
4. 기본자산제의 기대효과
4-1 협동조합의 활성화: 자본주의적 임노동 관계로부터 탈출
4-2 기타 다양한 효과를 통해 사회의 안정화
5. 소결: 양극화 해결의 길
7 로크의 ‘인격-재산’의 존재론
1. 왜 ‘인격-재산’의 존재론을 탐구해야 하는가?
2. 로크의 ‘인격-재산’의 존재론
3. 물건의 속성화과 속성의 물건화에 대한 기존 비판
4. 속성화와 물건화에 대한 존재론적 분석
5. 로크의 ‘재산’ 개념과 로마법의 ‘물권’ 개념
6. 소결: 근대적 인격 개념을 넘어서
참고문헌
주석
찾아보기
Author
김종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의와 평화를 회복할 대안적 경제체제와 정치체제를 연구하고 있다. 2000년에 캐나다 요크대학 정치학과 대학 3학년에 편입하여 이 대학에서 2011년 박사학위를 얻었다. 졸업 이후 독일 퀼른에 있는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카롤로스3세 왕립대학의 경제사학과, 미국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법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세계 여러 학자와 교류했다. 저서로는 2019년에 출판한 『금융과 회사의 본질: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가 있다. 여러 학술 논문을 출판해왔는데, 특히 근대 초 영국에서 자본주의의 세 가지 근간인 현대 금융과 주식회사 그리고 대의제가 어떻게 같이 어울려 탄생했는지를 분석한 논문으로 2014년에 미국 진화경제학회로부터 ‘올해의 논문상’을 받은 바 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의와 평화를 회복할 대안적 경제체제와 정치체제를 연구하고 있다. 2000년에 캐나다 요크대학 정치학과 대학 3학년에 편입하여 이 대학에서 2011년 박사학위를 얻었다. 졸업 이후 독일 퀼른에 있는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카롤로스3세 왕립대학의 경제사학과, 미국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법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세계 여러 학자와 교류했다. 저서로는 2019년에 출판한 『금융과 회사의 본질: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가 있다. 여러 학술 논문을 출판해왔는데, 특히 근대 초 영국에서 자본주의의 세 가지 근간인 현대 금융과 주식회사 그리고 대의제가 어떻게 같이 어울려 탄생했는지를 분석한 논문으로 2014년에 미국 진화경제학회로부터 ‘올해의 논문상’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