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먼저, 소문만 무성한 독도밀약설이 실제로 있던 것인지 진위를 가리는 것이다. 한일회담 당시 독도의 영유권을 놓고 양국이 비밀리에 일종의 협을 맺었다는 독도밀약설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그동안은 특별히 주목받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말만 있었을 뿐 물적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일본 외무성에서 공개한 문서 『일한 국교 정상화 교섭의 기록』(2008년)와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일한 비공식 절충에 관한 건」(2015년) 및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진상에 다가선다.
다음으로, 이 ‘독도밀약’의 의미를 분석하고 평가하면서 그것이 “그동안의 두 나라 독도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독도 갈등과는 어떻게 연관되는지, 앞으로 우리가 택할 대응 방식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살피고자 한다”.
독도 문제는 한국과 일본 모두 물러서지 않으려 하는 첨예한 문제다. 한국 사람들은 당연히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확신하지만, 일본도 ‘다케시마는 우리 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두 주장이 부딪히면 한일간의 관계는 험악해진다. 한쪽이 독도를 포기하거나 독도를 반으로 쪼개 가지기 전까지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느 나라도 그럴 마음은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우리가 아무리 목소리 크게 외치고 증거를 제시해도 일본이 독도를 스스로 포기할 리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독도 영유권을 지키면서도 독도 문제를 평화롭게 풀어나갈 현실적인 방법이다. 일본과 독도를 두고 비밀스러운 논의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독도밀약은 부정적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저자는 그 안에서 우리가 앞으로 참고해야 할 점을 찾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Contents
프롤로그 왜 ‘독도밀약설’인가
1장 독도밀약설의 수수께끼
형을 부정한 동생
50년 전 겨울 은밀한 약속
구체적 증언, 그러나 불충분한 증거
2장 한일간의 독도 딜레마
독도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해
‘독도 폭파 발언’의 진실
증발된 독도
3장 막후교섭 드러나다
공식 협상팀 vs 막후 협상팀
일본 외무성 ‘공식 자료’
모든 것을 논의하다 /
묘연해진 막후교섭의 행방
「교환 공문」의 탄생… 사라진 밀약?
“목숨과 관련이 있다”
4장 한일관계에 스며든 독도밀약
그때나 지금이나 “독도는 우리 땅”
독도 주변 바다는 누구 것인가?
“가만히 둔다” vs “가만히 두면 안 된다”
5장 독도 이중플레이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독도
당대의 ‘이중플레이’
“박정희가 독도를 팔아먹었다”
현명했든 현명하지 않았든
새로운 버전의 ‘독도 공감대’
위안부와 독도
6장 남겨진 의문들
한일 정부는 왜 부인하는가?
‘독도밀약’은 올바른 이름인가?
다시 JP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