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멀리는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랍 지역부터 러시아, 인도, 동남아를 거쳐 가까이는 일본, 중국까지 포함한 여러 문명과 지역들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다채로운 성찰과 대응을 다룬다. 정치적·경제적·군사적 대응보다는 사상적·문화적 대응을 다루고 있는데, 서구문명의 문화적 지배는 서구문명이 보유한 강력한 정치적·경제적·군사적 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서구의 입장에서 서구의 문화적 지배와 그것에 대한 성찰과 대응을 그러한 힘과 분리해서 고찰하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비서구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힘을 비축하는 동안 서구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지배와 압박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한편, ‘비판적 자기 성찰’을 통해 문화적 자주성과 사상적 주체성의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서구문명의 전일적 지배를 종식시키고 비서구문명들의 평등한 참여와 인정을 열망하는 ‘해방의 의지’를 보존·확충·심화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필자들은 세계의 여러 지역과 문명에서 출현한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복잡다기한 대응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전공 분야, 접근방식, 학문적 관심들 역시 다채롭기 때문에 연구 대상의 시기나 소재도 매우 다양하다.
Contents
책머리에
서론: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비서구세계의 다양한 성찰과 대응│강정인
제1부 동북 아시아
중국 탈서구중심주의 담론의 아포리아―
20세기 국민국가와 중화민족 이데올로기의 이중성│조경란
중국 사상계의 서방중심주의에 대한 비판│류칭
근현대 일본에서의 서구문명 수용의 이중주│고희탁
제2부 동남·남·서남 아시아
‘아시아적 가치’ 논쟁의 회고 및 전망│전제국
동남아시아 탈서구중심주의로서의 ‘아시아적 가치’:
수카르노의 제3세계주의를 중심으로│박은홍
서구와 탈서구, 근대와 탈근대: 인도 역사학의 여정│이지은
서구가 바라본 오리엔트, 오리엔트가 바라본 서구│엄한진
제3부 러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유럽중심주의와 러시아주의의 문화적 길항관계│김은실
아프리카중심주의(Afrocentrism) 시각에서 본 아프리카 르네상스의 역사적 맥락화│김광수
라틴아메리카의 관점에서 본 근대성, 근대 세계체제, 자본주의 세계경제│김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