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는 한국의 한 작가 혹은 시인으로 서양 나라 여행길에 오른다. 바릿대를 짊어진 도사였다면 더욱 좋았을 것을 저자는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 그러므로 바릿대 대신 두 개의 트렁크를 끌며 먼 서양 나라를 향해 떠났다고 한다.
저자는 깨닫는다. 영국 문학은 거대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영국 문학이 범접하지 못할 우상으로서의 존재만은 아니다. 영국은 내 문학의 눈록이고 엽맥이다. 무수한 이름의 문인과 예술가들, 그런 꿈의 육체 위에 발을 디뎌보려고 저자는 40년 분필 만지던 손을 풀고 참으로 오랜만에 여행의 설렘에 젖어 든다.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미지의 여정, 그것이 미지이기에 더욱 매혹인 여행길. 그 시간 속에서 저자는 될 수 있대로 많은 작가를 만났다. 걸음마다 피어오르는 낯설지만 웅장한 풍경들과 동양인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작가로서 가진 상상과 감성의 자리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