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글들은 문학의 주변을 맴돌면서 부질없이 변경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어느 ‘난장이’의 희미한 그림자들이다.
빈사상태에 처한 줄 알면서, 그러니까 팔리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끈질기게 인문학의 이름으로 책을 펴내는 이들의 심사는 무엇인가. 줄기차게 밀어붙이다 보면 뭐 하나 걸릴 거라는 기대라도 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 죽어가는 인문학에 정중한 애도라도 표하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인문학의 부흥을 꿈꾸며 기꺼이 돈과 몸을 투자하는 유지각한 사람들이 차고 넘쳐서 그런 것인지, 그 속사정을 헤아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Contents
책머리에 - 다시 '사람의 무늬'를 읽기 위하여
제1부
근대계몽기 민족.국민 서사의 정치적 시학
- '대한매일신보' 논설을 중심으로
1. 홍수의 세계, 노아의 방주
2. '신성한 민족'이라는 역사적 기억의 창안
3. 국민적 영웅 또는 영웅적 국민
3. '이십세기 신국민'의 창출
5. 민족.국민 서사 비판을 위하여
"독립신문"의 '교육입국'론과 '국민' 생산 기획
1. 교육 또는 '문명세계'에 이르는 길
2. 조선교육의 현실
3. 기본적인 소양을 배양하라
4. 교육, '국민 만들기' 프로젝트
5. '학도', 문명개화의 초석
모방과 배제, 그 이율배반의 정치심리학
- 근대계몽기 '일본(인)'이라는 타자의 표상
1. 문제설정
2. '새로운 오랑캐'또는 소중화사상이 빛은 일본상
3. 메이지 일본의 근대적 풍경과 흔들리는 시선
4. 문명론적 시선이 포착한 일본(인)의 표상
5. 적대감과 우월감의 이중변주
6. 마무리 - 이율배반의 접점에서
제2부
민족/국민의 발견에서 아나키즘으로
- 단재 사상의 향방
1. '푸르른 칼날'의 정체를 찾아서
2. 단재의 문학과 역사 - '민족/국민'발견의 시금석
3. "꿈하늘", '민족'을 향한 미완의 노래
4. "용과 용의 대격전"과 허무의 수사학
5. 단재 사상의 딜레마 - 결론을 대신하여
'번역'을 타고 바다를 건넌 걸리버, '계몽의 품'에 안기다
- 걸리버여행기'의 한국적 수용에 관한 단상
1. 바다를 향하여, 문명을 향하여
2. 해상 모혐의 상상과 "로빈슨 크루소"
3. 바다를 건넌 "걸리버여행기"
번역이 몰고 온 공포와 전율
- "월남망국사"의 번역과 '말년/망국'의 상상
1. 월남의 '망국'과 기억의 재생산
2. "월남망국사"의 발간 의도와 문체의 특징
3. "월남망국사"와 '망국/말년'이 몰고 온 공포
4. '망국'을 바라보는 제국의 시선
5. 에필로그
번역 또는 식민주의를 '애도'하는 방법
1. 번역과 '애도의 작업'
2. 1930년대 번역론의 수준
3. '중역'이라는 그물
4. 번역된 근대와 식민지주의
5. 번역의 윤리, 번역의 미래
종군문학이 그린 '전쟁의 얼굴'
- "보리와 병정"과 ""전선기행"
1. '사변'의 소용돌이
2. 전쟁의 시대, 문학의 방향
3. '준비된 사건'으로서의 "보리와 병정"번역
4. "전선기행"에 이르는 길
5. '새로운 문학'의 모색과 "전선기행"의 관념성
6. 마무리
사회진화론의 빛, 그 파장과 동아시아적 굴절
1. 해석과 '제3의 시간'
2. 시공간 개념의 변화와 인식론적 위기
3. 가토 히로유키 - 고토쿠 슈스이 - 나츠메 소세키
4. 캉유웨이(량치차오) - 천두슈 - 루쉰
5. 윤치호 - (홍명희) - 신채호
6. 그림자를 거느리는 빛
개념 또는 정치의 기만을 넘어 울트라 에고이즘으로
- 고바야시 히데오의 초기 비평
화폐 - 신의 세계, 파문당한 상상력
- '문학위기론' 바판 서설
1. '눈에 보이는 신'의 세계
2. 발자크의 '지하 작업장'
3. 상상력의 빈곤과 '문학의 위기'
4. '황금시대', 문학의 꿈
"죄와 벌", 선악의 경계에 선 자의 비극
1. 범죄 - 인간의 자유와 그 한계
2. 범죄의 시공간과 심리적 계기
3. 살인의 필연성과 우연성
4. 도스토예프스키적 포인과 그의 사상
5. 양심과 자기 처벌의 문제
6. 소냐의 이름으로 - 라스꼴리니꼬프의 부활은 가능한가
7. 에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