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생소한 용어인 골상학이란 두개골의 생김과 크기에서 사람의 성격이나 지적 능력 및 운명 등을 추정하는 학문으로 19세기 유럽과 미국을 풍미했다고 한다. 한국소설에서 하층민과 여성은 특징적인 용모나 폭력의 상처와 병에 덧난 육체만이 삶의 이력을 말해주는 유일한 텍스트이며, 이러한 존재들을 저자는 골상학적 타자들이라 명명한다. 이상, 이청준에서 백민석, 신경숙, 그리고 최근 김영하와 강영숙의 근작에 이르기까지 한국소설을 보는 저자의 시선은 집요하게 일관되어 있다.
저자는 자아/타자, 주체/객체, 남성/여성, 서양/동양의 이분법을 보는 자/보이는 자, 쓰는 자/쓰이는 자, 표상하는 자/표상되는 자의 문제로 전환한다. 그러했을 때만이 여전히 세계를 바라보는 유력한 이분법적 인식론에 내재한 비대칭성을 인식하고,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ntents
책머리에
1부
동물원의 미학 : 한국 근대소설의 하층민의 형상과 섹슈얼리티에 대하여
1. 언어의 바깥의 존재 - 하층민이라는 형상
2. 베일을 벗긴 신여성 - 하층민 팜므 파탈
3. 남성 엘리트의 자기 정의와 섹슈얼리티
4. 문명의 불만 혹은 또 다른 남성성의 재현
5. 동물원의 미학 - 다루기 힘든 육체 또는 식민지 원주민
6. 지금, 인종적 유희에 대하여
타자의 무덤
1. 소설, 이원성, 근대
2. 사회라는 페티시
3. 소설의 골상학과 타자
4. 승화의 전이를 넘어서
2부
1920년대 동인지문학의 성격과 여성인식의 관련성
1. 연애와 예술, 근대인이 된다는 것
2.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 천국이자 지옥, 미이자 추, 천사이자 악녀
3. 동일시와 배제의 메커니즘
4. 개인만을 원천으로 한 자아의 곤경과 형식의 문제
5. 동인지 시대 이후 소설의 행방과 그 계기
성적 욕망의 서사와 그 명암 : 나도향 『환희』론
1. 연애를 연애한 그들과 『환희』
2. 육으로서의 자아 발견과 성적 욕망
3. 현실세계의 거세와 자기의식의 드라마
4. 『환희』 이후의 나도향
인종과 젠더 그리고 민족 동일성의 역학 : 1920~30년대 염상섭 소설에 나타난 혼혈아의 정체성
1. 식민과 인종 그리고 근대문학
2. 혼혈의 젠더적 질서와 민족 정체성
3. 민족적 전범으로서의 여성과 역전된 오리엔탈리즘
4. 맺음말
두 개의 성적 위계질서 : 이효석의 『화분』론
1. 이효석 문학, 시적 세계의 견고한 산문성
2. 처녀성 정복과 비밀의 서사
3. 성의 사회적 위계질서
4. 예술에 의한 현실 봉인의 의미
3부
남성성 회복의 서사와 파시즘
1. 파시즘과 1930년대 후반 소설의 섹슈얼리티
2. 의사 공동체의 모델로서의 가족과 파시즘 - 이광수의 『사랑』
3. 야수적인 남성적 질서와 파시즘 - 김동리의 「황토기」
4. 전쟁의 심미화와 파시즘 - 정비석의 「삼대」
5. 도덕-토속성-전쟁, 남성성 회복의 서사
1930년대 가족사연대기 소설의 형식과 이데올로기
1. 차이와 반복
2. 가족사연대기 소설의 시간 - 자연적 연속성과 역사적 목적론
3. 공간의 시간적 위계질서와 성적, 계급적 재현의 질서
4. 지나간 역사의 자연화와 동양적 근대 기획
5. 재현의 질서와 소설의 형식
식민주의의 내면화와 내부 식민지
1. 식민지 문명화와 근대적 자아
2. 성적 위계질서와 내부 식민지
3. 성의 권력구조와 서사구조의 상동성
4. 한국 근대소설의 근대적 자아, 그 구성의 문법
젠더와 민족·문학·사
1. 게토로서의 '여성'이란 연구영역
2. 젠더, 정전을 심문하다
3. 친일문학의 젠더
4. 젠더, 장르의 한 문법
5. 그녀들에게
소설의 정치학과 민족 동일성에의 욕망
1. 한국 근대문학의 중재자
2. 세계체제-세계텍스트 vs 민족-소설
3. 서로엑 사로잡힘 - 동일성의 폭력 기제
4. 민주주의와 '민족'
5. 시간을 되찾는다는 것
4부
쓰여진 혹은 유예된 광기 : 최윤론
1. 저자의 위치
2. 바람국화 '들' - 명명을 둘러싼 비밀
3. 쓰여진 혹은 유예된 광기
4. 응답 없음의 나르시시즘
훼손된, 없어진 육체의 그늘들
1. 육체라는 서사
2. 투명한 손과 짓무른 발
3. 70~80년대 집단적 육체성에 대한 노스탤지어
4. 타인의 고통과 텍스트의 윤리
돈과 언어와 섹스화된 몸 : 이명랑 론
1. 돈과 언어라는 벽
2. 방 없는 혹은 거리의 여자들
3. '쓰기'의 정치경제학과 양심의 가책
국경과 내면성 : 강영숙의 소설 『리나』에 대하여
1. 리나는 이름인가, 클리셰인가
2. 지워진 국경 또는 내셔널리티
3. 개발도상의 아시아, 재귀하는 모더니티?
4. 리나, 노동에 침을 뱉다
5. 고통은, 고통은 그리고 사랑은
6. 다시 국경에 대하여
탈국경의 상상과 21세기 한국소설의 역사지리지
1. 한국소설의 새로운 역사지리지
2. 상상의 국경과 38선
3. 탁국경 상상력의 젠더 정치
4. 정주하는 국민국가, 다시 38선에 대하여
보론
한자인식과 근대어.문학의 내셔널리티
1. 한자의 구축과 한글의 서사
2. 한자 비판의 논리와 한글의 내셔널리티
3. 식민지 언어상황과 한자의 중층적 내셔널리티
4. 동문의 정치경제학
이태준 『문장강화』의 해방 전/후
1. 『소련기행』의 하위텍스트 - 조명희의 행방
2. 국어로서의 조선어.국어교육 그리고 『문장강화』의 위치
3. 식민지하 조선어 글쓰기.'조선문학' 담론과 『문장강화』
4. 나오며
국어, 시험에 들다
1. '국어'를 둘러싼 소음들
2. 소리를 쓰다, 구어의 표상
3. 피식민자의 스펙타클 혹은 인종화된 언어
Author
이혜령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부교수. 『한국 근대소설과 섹슈얼리티의 서사학』, 『한국소설과 골상학적 타자들』, 『검열의 제국』(공저) 등을 썼고, 『염상섭 문장 전집』을 편찬했다. 주요 논문으로 「해방(기): 총 든 청년의 나날들」, 「친일파인 자의 이름」 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부교수. 『한국 근대소설과 섹슈얼리티의 서사학』, 『한국소설과 골상학적 타자들』, 『검열의 제국』(공저) 등을 썼고, 『염상섭 문장 전집』을 편찬했다. 주요 논문으로 「해방(기): 총 든 청년의 나날들」, 「친일파인 자의 이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