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가족에 대한 명시적이고도 암묵적 질서에 관한 것이다. 그 질서들을 우리는 전통, 윤리, 규범, 도리, 당위 등으로 부른다. 이것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버거운 짐으로 우리 모두를 짓누르기도 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런 질서를 낯설게 바라보는 데 있다. 1장에서는 근대계몽기 매체 속에서 가족은 어떻게 배치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분석하였다. 2장, 3장, 4장에서는 당시 야만의 풍속이라 부끄러이 간주되었던 조혼과 축첩제 그리고 과부개가를 둘러싼 가족제도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5장에서는 여성에게 남성과 마찬가지의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논의가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것이 여성을 말하는 외부자의 목소리라면, 6장에는 여성이 목소리를 담았다. 남녀가 동등한 사회에서 여성이 소망하는 여성의 삶을 그려보았다. 마지막 7장에서는 당대 새롭게 탄생한 '청년'이 부모자녀관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