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담’은 김득신의 어릴 적 이름입니다. 아버지가 꿈에서 ‘노자’를 만난 후 지어 준 이름이지요. 그러나 이런 태몽과 상관없는 듯 몽담이는 머리가 나빴습니다. 매일 같은 구절만 외고, 다음 구절로 나아가지 못하지요.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갈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건만 수백 번을 읽어도 한 구절도 외지 못합니다. 그러나 ‘몽담’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나무라지도 않고 아들의 노력을 지켜보고 격려합니다. 주변에서는 첫 장조차도 떼지 못하니 아예 글공부를 시키지 말고 활쏘기나 말 타는 것을 가르치라고 야단입니다. 하지만 몽담이는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는 마음에 감동하여 깨치지 못한다면 수백, 수천, 수만, 억만 번씩 책을 읽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마침내 몽담이가 첫 책씻이를 하게 되는 날. 몽담이는 훈장님과 많은 동무들 앞에 나가 첫 책 『천자문』을 외어야만 합니다. 이미 동무들은 벌써 책씻이를 마치고 새 책으로 공부하고 있었지요. 동무들이 책씻이를 할 적마다 장만해 오는 맛난 음식들을 보면서 몽담이는 부러워했어요. 오늘은 어떨까요? 몽담이는 과연 책씻이를 할 수 있을까요? 책씻이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