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시 건축 분야의 대가인 황기원 교수는 건축과 환경에 관한 평생의 공부와 생각들을 모은 『자벌레의 세상 보기』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황기원 교수가 월간 [건설교통저널]에 1996년 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8년 넘게 연재한 건축과 환경 관련 칼럼들을 엄선한 것이고, 여기에 저자가 직접 찍은 함축적 메시지의 사진 60여 장을 더했다. 52편의 짧은 글들로 이뤄진 『자벌레의 세상 보기』는 땅과 집, 건축과 환경에 관한 저자의 독특한 철학과 생각들을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냈다. 특히 서양에서 인치웜inchworm으로 불리며 기하학자와 측량가의 별명을 가진 ‘자벌레’의 눈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이 재미있다.
모든 건축과 환경 디자인의 출발점은 점과 선, 면으로 이어지는 기하학적 무늬라고 한다. 그 기하학적 무늬들이 우리가 터 잡고 사는 이 땅, 그리고 그 위에 선 집들과 동떨어진 게 아님을 강조한다. 나아가 건축 전문가가 아니라면 잘 모르거나 지나치기 쉬운 집의 이모저모, 즉 지붕, 벽과 기둥, 마당과 울타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땅이나 집과 관련된 말들의 어원을 한자와 영어 등에서 찾아 풀이함으로써 우리가 무심코 쓰는 건축과 환경 용어들의 의미를 분명히 되새긴다. 또한 인간의 행복이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에 있음을 역설한다.
Contents
머리말
1 자벌레의 기하학
점과 자리|점·점·점|줄-줄-줄-줄|경계|한정과 순치|환상과 방사|평행선|격자|마방진과 벌집|중심|형과 태|교각살우|좌표와 위치
2 자벌레의 땅
대지와 획지|땅땅따땅|해님의 땅|땅과 사람의 만남|알맞은 땅|땅 고르기와 땅 따지기|땅 만들기|장내기 땅, 맞춤 땅|나누기와 노느기|마르기와 짜깁기
3 자벌레의 집 안
그릇과 집|집, 땅에 놓인 상자|집의 평면|평면 위에 서는 집|삼등신의 몸통|머리에 쓰는 지붕|집의 여러 얼굴|밖의 땅과 안의 집|옆으로 나란히, 앞으로 나란히|땅이 만드는 집
4 자벌레의 집 밖
-공간과 +공간|가로와 세로|바닥은 안과 밖을 통한다|마당 차지|뜰에 베푼 정원|울과 담과 문|땅보다 높은 집|땅보다 낮은 집
5 자벌레의 삶과 경계
경계|모든 경계에 피는 꽃|거울의 경계|경계 너머|떠도는 삶|차경|아름다운 산수|여름 구름은 기이한데|마음의 창, 세상의 창|문의 문화|웰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