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화전략

한국적 입장에서 제조업 종사자가 쓴 모듈화전략과 모듈러디자인의 모든 것!

지금도 수많은 제품들이 기획되고, 개발되고,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중에서 고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제품은 극히 일부다. 결국 사랑을 받으면서 생명을 이어가는 제품의 근간은 고객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적지 않은 기업들은 “만들면 팔린다!”라는 패러다임하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물론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니 매출 향상과 원가 절감에 관심을 갖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툴로 활용된 표준화·공용화는 기업들이 짜고 짜낸 마른 수건의 결과물 중 하나일 뿐이고, 이는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해온 근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비용을 줄이는 등의 가격경쟁력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족시켜야만 하고, 효율성을 추구했던 과거의 방식에 덧붙여 고객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는 효과성도 함께 추구해야만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모듈화전략은 고객을 근간으로 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특이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멋진 콘셉트로 활용하는 모듈화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이며 방법이다. 고객중심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방법론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기에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미국, 일본, EU 그리고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제조업을 위한 해법을 다루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S의 경쟁은 단순히 스마트폰 대 스마트폰의 경쟁이 아니다. 애플이 만드는 생태계와 삼성이 만드는 생태계의 경쟁이다. 즉, 플랫폼들 간의 경쟁인 것이다.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공고해진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지금의 애플처럼 그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아직도 퍼스널컴퓨터(PC)의 운영체제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처럼 말이다.

이 책에 적혀있는 것처럼 모듈화전략은 바로 플랫폼 생태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제품 플랫폼에는 기본적으로 모듈화가 필요하며, 모듈화전략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 중 하나도 바로 제품 플랫폼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의 저자가 문제로 지적했던 ‘독특한 컨셉’만 가지고 모듈화를 도입한 제품들의 실패 사례들을 이해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모듈화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면서 모듈화를 적용한 제품이 있을까 싶다. 제조업의 위기에 대해서는 식상하리만치 많이 언급되고 있다. 향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인해서 한국 제조업의 위기는 더욱더 고조될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과거의 성공공식은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이 기다리는 미래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거나 오히려 실패를 부추기는 실패의 공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제조업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다룬 이 책은, 실무자가 직접 자신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좋은 책은 많은 내용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도록 이끄는 책이다. 이 책은 모듈화전략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