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손가락을 빨아요. 엄마가 붕대를 감고 언니가 겨자를 발라도 소용이 없어요. 졸리면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입 안에 있는걸요. 그래서 내 왼손 엄지손가락은 부풀고 굳은살이 박여서 보기 싫게 변했어요. 꼭 문어 얼굴 같아요. ‘창피해. 이 문어 없어졌으면.’ 나는 손톱으로 문어를 꾹꾹 눌렀어요. 그러자 “아야, 아파!”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내게 말을 했어요. “난 손가락 문어야. 네가 실컷 빨아서 이만큼 자랐어. 앞으로도 손가락을 계속 빨아서 날 크게 키워 줘.” 안 돼, 어떡해! 내가 손가락 문어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