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는 한, 인간은 인간일 수 있다!”
서울대 인기 절정 교양 강의 [한국문학과 여행]을 책으로 만나다
세상이 커다란 책과 같다면 여행은 그 책을 읽는 모험
순간을 사는 인간이 영원을 만나는 방법, 오직 여행뿐
『춘향전』 「만복사저포기」 소설의 고향 남원
「금강 하구에서」 『탁류』를 탄생시킨 군산의 역동
문학을 만나 상상력으로 역사의 공백을 채워가는 감동!
호모 비아토르, 여행하는 인간. 사람들은 왜 그토록 여행을 하고 싶어할까? 오직 인간만이 낯선 장소에 연약하게 노출될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 신기한 욕망에 대한 길고 상세한 편지 같은 글이 도착했다. 한 인문학자의 여행기, 정병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나의 문학 답사 일지』다.
『나의 문학 답사 일지』는 국문학자의 시선으로 대한민국 곳곳의 숨은 역사와 문학의 자취를 탐구한 책이다. 여행기이자 문학 안내서, 장소의 역사책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지도 보기와 무작정 걷기를 좋아했다. 서울대에서 ‘한국문학과 여행’이라는 교양과목을 맡아 가르치면서 때때로 답사 다니고 여행하며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춘향전』 「만복사저포기」 소설의 고향 남원, 혜경궁 홍씨의 친정이 있던 서울 북촌 등 문학으로 둘러본 장소는 모르던 곳처럼 새롭다. 궁궐의 주방인 소주방을 분주히 돌아다니는 궁녀와 환관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지는 궁궐 빛나는 묘사가 독자를 더욱 깊은 여행의 세계로 이끈다. 『탁류』를 탄생시킨 군산에서 일제강점기와 근대 역사의 상처를 읽는다. 어쩌면 집중해서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당장 떠나고 싶어져서, 밑줄 긋고 지도 보느라 마음이 바빠져서.
책은 여행 가이드가 아니다. 가이드에서 볼 수 없는 연구자의 깊이 있는 지식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책은 궁극의 여행 안내서다. 사진 찍기 좋은 맛집을 소개하는 정보는 많으나 어떻게 하면 우리가 여행에서 최고의 충만감을 얻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은 찾기 어려우니까. 이 책에는 약간의 해답이 있다. 저자는 여행할 때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과거의 역사와 당시 풍경을 마음으로 재현해볼 것을 제안한다. 그러면 순간을 사는 인간도 도도한 역사의 일부로 존재를 확장해볼 수 있다. 상상력의 최대치를 발휘해 세상을 깊게 보게 하는 힘, 그 힘을 문학에서 찾는다. 그리고 여유를 가질 것. 본전 찾겠다고 결심한 분주한 마음엔 정복할 대상밖에 안 보인다!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아름다움을 놓치는 셈. 책은 여행지에서 보내온 편지처럼 감성적이고 생생한 묘사로 빛난다. 김과 빵을 좋아하는 식도락가 저자의 시선에 포착된 의외의 특별한 맛집 소개와 위트 넘치는 대목은 슬며시 웃음을 짓게 한다.
Contents
집을 떠나며
여행을 향한 갈망
여행으로 다시 태어나다 | 전 재산을 던진 여행 | 멀리서 온 벗
남원, 소설의 고향
「만복사저포기」와 황산대첩 | 정유재란과 「최척전」 | 예향 남원의 꽃, 『춘향전』 | 17세기 남원의 서양인들
군산, 강과 바다의 만남
금강 하구에서 | 짬뽕의 탄생 | 여행과 숙소 | 기벌포의 거친 바람
다른 나라: 벨라지오의 록펠러 학술센터
옛 서울 나들이
아름다운 수도 서울 | 조선시대 서울의 구획 | 북촌, 혜경궁의 본가 | 겸재의 진경산수로 본 서촌 | 남촌과 서민의 삶 | 소설에 미친 서울
궁궐 산책
궁궐 구조 읽기 | 낮은 담장과 검박함 | 궁궐의 일상생활 | 건축과 기물 | 창경궁 | 창덕궁 후원 | 창덕궁 | 낙선재 구역
다른 나라: 네덜란드 풍차 마을의 해질녘
다른 나라: 도쿄 디즈니랜드의 교훈
천주교 순교지를 찾아서, 전주에서 나가사키까지
이순이 루갈다의 순교 | 옥중 편지와 순교 유적지 | 숲정이로 가는 길 | 원본성과 현장성 | 일본 천주교 순교사 | 나가사키, 운젠, 소토메
노근리평화공원의 장미
진주 보도연맹 학살 사건 | 함양, 산청, 거창 학살 사건 | 노근리 학살 사건 | 현장의 의인들
동학 기행, 인간이 하늘인 세상
동학의 출발, 경주 | 보은, 촛불집회의 맥 | 황토현에서 우금치로, 동학농민혁명 | 동학의 오늘과 내일
다른 나라: 세계의 대학, 로마
안동 답답이들의 고을
하회마을, 병산서원, 영주 부석사 | 안동의 자부심 | 양반 마을의 이면 | 권정생과 한티재 | 하회별신굿탈놀이와 화전놀이 | 서원의 명암 | ‘안동 답답’이라는 말 | 이육사와 김시현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하동과 광양
내 고향 함양 | 고향 노래 찾아가기 | 하동 금오산 | 광양 김 시배지 | 학술림과 풍수의 본향 옥룡사지 | 모든 일에 선후완급을 따져보라
집으로 돌아오며
Author
정병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완월회맹연』과 같은 한글고전소설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인간과 문화를 탐구해 왔다. 기생의 삶과 문학을 다룬 『나는 기생이다』(문학동네, 2007), 그림과 소설의 관계를 연구한 『구운몽도』(문학동네, 2010), 음담에 나타난 저층 문화의 성격을 밝힌 『조선의 음담패설』(예옥, 2010), 사도세자의 죽음을 통해 조선정치사의 이면을 살핀 『권력과 인간』(문학동네, 2012), 조선 후기 천주교 수용을 다룬 『죽음을 넘어서』(민음사, 2014) 외에 『조선시대 소설의 생산과 유통』(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6), 『한국고전문학수업 수업』(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9), 『혜빈궁일기』(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0) 등의 책을 펴냈으며, 『한중록』과 『구운몽』을 새롭게 해석하고 번역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문화의 위상과 성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완월회맹연』과 같은 한글고전소설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문학작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인간과 문화를 탐구해 왔다. 기생의 삶과 문학을 다룬 『나는 기생이다』(문학동네, 2007), 그림과 소설의 관계를 연구한 『구운몽도』(문학동네, 2010), 음담에 나타난 저층 문화의 성격을 밝힌 『조선의 음담패설』(예옥, 2010), 사도세자의 죽음을 통해 조선정치사의 이면을 살핀 『권력과 인간』(문학동네, 2012), 조선 후기 천주교 수용을 다룬 『죽음을 넘어서』(민음사, 2014) 외에 『조선시대 소설의 생산과 유통』(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6), 『한국고전문학수업 수업』(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9), 『혜빈궁일기』(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0) 등의 책을 펴냈으며, 『한중록』과 『구운몽』을 새롭게 해석하고 번역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 문화의 위상과 성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